지난 6월 10일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 개막해 3개월간 진행되는 이번 엑스포는 러시아를 비롯한 CIS(독립국가연합)에서는 처음 열리는 엑스포이다. 115개국과 22개 국제기구가 참여한 이번 행사는 관람객 목표 500만명 중 지난 12일 현재 100만명을 기록했다. 한국관은 38일째를 맞은 지난 17일까지 15만7천명이 찾았다. 하루 평균 4천명이 방문한 셈이다.
'한국의 날' 행사를 하루 앞둔 18일에도 한국관은 100-200명 가량이 줄지어 대기할 정도로 북적였다.30분 단위로 끊어서 100명씩 입장해 관람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어지는 한국관 여행에서는 미래 에너지 숲으로 들어가 최첨단 장비로 10가지 신재생 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다. 각 소재를 상징하는 나무를 따라 옮겨 다니며 증강현실 모니터를 가까이 대면 그에 대한 정보와 비전, 실제 운영하는 모습이 뜬다. '풍력'은 에너지 자립섬 제주의 비전을 보여준다. '태양열'은 흐리거나 비가 와도 태양광 에너지 효율이 좋다는 것을 제시한다. '배터리'는 태양열 비행기에 사용되는 한국 중소기업의 태양광 배터리가 소개된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한국의 '수소차'도 선보인다. '에너지 시티즌' 벽면 스크린 앞에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증강현실 모니터로 찍어 올리면, 스크린에 얼굴이 뜨면서 다른 얼굴들과 함께 나무둥지를 이루게 된다. 이렇게 시민 개개인의 얼굴들이 모여 이뤄진 나무는 미래 에너지의 씨앗이 되어 새로운 출발을 상징하게 된다.
딸과 함께 온 이리나 카사타야(45살)는 "에너지 숲의 각 나무 아래서 개별 미래 에너지에 대해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풍력과 태영열 에너지의 필요성에 공감했다.카자흐스탄에는 바람과 태양이 풍부하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관에서 마주친 아이다 이즈바 사로바(23살)는 엄지척을 하며 "한국관 주제 설명 작품 중 춤추는 것과 증강현실을 통한 소개가 인상깊었다. 2층 문화체험관의 가상현실 체험이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관 앞 광장에서는 날마다 한-카자흐스탄 합동공연단의 공연이 선보인다. 한국 대학생 7명과 현지 대학생 3명 등 10명으로 구성된 이 공연단은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받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매번 '강남 스타일'로 공연을 끝낸다. 강남 스타일~
변용섭 아스타나엑스포 한국관 관장은 "한국관 구성은 기술과 문화를 접목시키는데 신경을 썼다. 기술로는 독일관, 카자흐스탄관, 한국관 등 3개관을 꼽는다. 한국관은 한류라는 문화코드를 입혔다. 주인공 '아라'에게 개량한복을 입혔고, 평창과 제주를 알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변 관장은 "특히 이곳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관객이 좋아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전시에서 남녀 주인공의 춤 공연, 그리고 광장에서 한류 상설 공연이 인기 비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연장에서 만난 막스토바 쉬나리(21살)는 "전야제 공연을 보려고 5시간 동안 줄서서 기다렸다. 한국의 문화가 마음에 들어 오게 되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방탄소년단을 좋아한다. 이곳에서는 K-Pop이 유행하고 팬클럽도 있다. 한국화장품을 쓴다"고 했다.
아흐메토바 자리나(18살)는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인터넷 사이트에서 즐겨 본다. 하이라이트, 인피니트, 갓세븐 가수들을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의 날 기념식은 현지 시간 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1시)에 열린다. 이 날 행사에는 김재홍 코트라 사장, 김영삼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조환익 한전 사장, 김대식 주카자흐스탄 대사 등 한국과 카자흐스탄 대표단 300여명이 참석했다. 양국 정부 대표들은 기념식에 이어 식후 행사로 한국측이 마련한 마칭밴드와 비보이 콜라보, 태권 퍼포먼스 공연 관람에 이어 한국관과 카자흐스탄관을 상호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지 아동구호단체 에스오에스(SOS)에 자전거를 기중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서약식과 한국관 10만번째 관람객 기념 선물 증정식이 진행되었다.
독일·영국·오스트리아관을 가다
독일의 바이오매스(바이오에너지원)에 의한 전기 생산량은 2015년에 44TWh이다. 이는 독일 가로등을 10년간 켤 수 있는 량이다.바이오매스는 독일 난방에너지의 13.2%를 차지한다.
미생물 투명벽(living facade,물과 미생물을 채운 투명한 벽면)을 갖춘 건물은 여기서 발발생한 전기로 이 안의 15가구에 전기를 공급한다. 미생물이 햇빛을 받으면 메탄가스가 발생하고 열이 생기는 원리이다.
유르트의 유리막대를 만지면 센서로 연결된 스크린의 영상이 변화한다. 자극이 쌓이면 화면에서 폭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는 에너지 사용의 인류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환기시킨다.
영국관이 카자흐스탄의 유르트를 선택한 것은 이 민족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유르트는 바람이 세게 불어도 열 손실이 적은, 유목민의 지혜가 담긴 텐트이다. 이러한 경외감의 표시는 한국관이 '아스탄'이라는 카자흐스탄 남자를 주제 작품에 등장시킨 것과 같다.
영국관에서는 전구에 쓰는 필라멘트 신소재로 그리핀(연필심)을 소개했다. 그리핀은 에너지 효율성이 좋아 장시간 사용해도 뜨거워지지 않는다. 8와트여도 밝기가 80와트에 이르고, 7-9년을 쓸 수 있다. 2015년에 시판된 그리핀의 가격은 12유로이며, 영국에서 많이 쓰고 있다.
자전거 페달을 돌리면 오스트리아 문화를 담은 영상 화면들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며 선명해진다. 오스트리아관은 "결국 우리의 영혼과 육체를 사용해 미래 에너지를 만들어가자"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미래 에너지는 인류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이고, 현재보다는 미래를 생각하며 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걸 일깨운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무엇보다 의식의 변화가 있을 때 미래 에너지에 책임있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