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발목 잡는 편이 이익'이라 판단하는 듯
- 적폐 청산을 정치적 보복이라며 저항하는 세력, 옳지 않다
-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원 위해 시장 사퇴서까지 썼었다"
- "아내와 매일 아침 뽀뽀하는 건, 당연한 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18일 (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재명 성남시장
◇ 정관용> 지난 대선 이후에 저희 청취자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분 가운데 한 분 아닌가 싶은데요. 사이다 하면 떠오르는 분이죠. 성남시장 또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고요. 이제 그다음 선택이 궁금해지는 분, 이재명 성남시장을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재명> 반갑습니다.
◇ 정관용> 잘 지내셨어요?
◆ 이재명>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성남 시정 열심히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 정관용> 대선후보 토론회 이후에 처음 뵙는데?
◆ 이재명> 그렇군요. 이 방이 그 방이라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 정관용> 경선 후일담 혹시 없어요?
◆ 이재명> 경선 과정 자체도 나름 격렬했고 경선 후는. 저는 경선에 참여한 하나의 멤버니까 또 경선에 이긴 사람 열심히 지원해야 되고 해서.
◇ 정관용> 하지만 또 시장으로서 한계가 있으니까.
◆ 이재명> 그렇죠. 그래서 1단계로는 그냥 저희가 특별한 역할 없이 경선에 이긴 문재인 후보가 안정적으로 이기면 좋겠다 이런 생각했고요. 그런데 저희가 경선이 끝나고 나니까 갑자기 지지율 격차가 확 줄어들어서.
◇ 정관용> 한때, 한때 양강 구도가 된 적이 있었죠.
◆ 이재명> 그래서 당 원로들이 저를 불러서 저녁 같이 하면서 최후의 대비를 해야 되지 않냐.
◇ 정관용> 뭐예요, 그게?
◆ 이재명> 사퇴하고 지원해야 되는 것 아니냐. 그걸 준비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해서.
◇ 정관용> 시장직 내놓고?
◆ 이재명> 저는 필요하면 당연히 그걸 해야 된다고 이렇게 생각했고요. 그리고 나서 며칠 지나고 계속 벌어져서 저의 가족회의 다 끝내고 사퇴하기로 결정하고 사퇴서 써놓고 또 문 후보 측하고도 나름 얘기도 해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라 했는데 다행히 사퇴를 안 해도 되게 됐죠.
◇ 정관용> 양강구도가 잠깐 좀. . .
◆ 이재명> 잠깐 일주일 정도.
◇ 정관용> 유지되다가 확 격차가 났어요.
◆ 이재명> 그래서 저는 사퇴할 필요가 없어져서 다행이구나 이렇게 생각했고.
◇ 정관용> 양강구도가 한 일주일만 더 갔으면..
◆ 이재명> 며칠만 더 유지됐으면 사퇴했겠죠.
◇ 정관용> 그러네요.
◆ 이재명> 다행히 좀 빨리 정리되는 바람에 제 아내가 대타로 지원하는 것 정도로 끝냈습니다만 안 보이는 속에 상당히 큰 변화들이 준비되고 있기는 했었죠.
◇ 정관용> 그랬군요. 사퇴서를 이미 써놓으셨군요.
◆ 이재명> 내부적으로는 이미 결정하고 또 어쨌든 핵심 간부들이나 참모들은 알아야 되니까 사퇴 준비를 했죠.
◇ 정관용> 부인께서는 그러면 많이 도왔나요?
◆ 이재명> 김정숙 여사 그분하고 선거운동 많이 다녔죠. 왜냐하면 자치단체장은 선거에 개입하면 안 되니까. 일부에서는 경선 후유증 이런 얘기 계속하고 하니까 우리가 한 팀이다.
◇ 정관용> 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 이재명> 제가 할 건 없으니까. 안 지사 같은 경우에는 아들이 지원 다니고 저는 주로 아내가 많이 다녔죠.
◇ 정관용> 처음에 어떻게 잘 지내셨어요? 그러니까 "일상으로 돌아가서" 하셨는데 일상으로만 돌아가신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최근에 보니까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오는데요. 거기 부인하고도 같이 나오셔서.
◆ 이재명> 그러게요.
◇ 정관용> 매일 아침 뽀뽀하신다고 하는데 맞아요?
◆ 이재명> 그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 정관용> 왜 제 눈을 똑바로 보시면서 당연한 거 아닌가요라고 하시나요?(웃음)
◆ 이재명> 왜 안 하시나 싶어서.(웃음)
◇ 정관용> 그런 프로그램에 왜 나가셨어요?
◆ 이재명> 사실 경선 도중에 제안이 있었는데 경선 중에 그런 제안을 했다는 건 그때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저 사람 떨어질 거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설마 청와대에 와서 그거 하자는 건 아니었을 테니까. 그런데 살짝 좀.
◇ 정관용> 기분도. . .
◆ 이재명> 기분 나쁘다기보다는 좀 그렇다 했는데 끝나고 나니까 계속 얘기를 했는데 나름 의미가 있어 보였어요. 하나는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볼 때 우리와 다른 존재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또 정치인들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민주주의 일반원리에 의하면 그냥 월급 받는 대리인에 불과하거든요. 낮은 자세로 섬겨야지.
◇ 정관용> 그렇죠. 그것도 임시직입니다.
◆ 이재명> 그렇습니다. 4년 임시 계약직에 불과하죠. 정치인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대리인에 불과하다라는 걸 끊임없이 증명하려고 나름 노력을 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고요. 하나 이기적인 판단을 하자면.
◇ 정관용> 뭐예요?
◆ 이재명> 제가 매우 거칠어 보이지 않습니까?
◇ 정관용> 말이 좀 세니까.
◆ 이재명> 역할 자체가 또 공격수였으니까 맨날 저렇게 찌르고 다니나 보다 이렇게 생각해서.
◇ 정관용> 부드러운 면도 있다.
◆ 이재명> 진짜 저도 인간이다. 그냥 평범한 인간임을 좀 보여주고 싶었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참모나 가족들은 되게 반대했어요.
◇ 정관용> 왜요?
◆ 이재명> 위험하다고.
◇ 정관용> 왜요?
◆ 이재명> 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조금만 뭘 잘못해도 예를 들면 집안에 보니까 외제 뭐가 있더라 이런 거. 그런데 저는.
◇ 정관용> 까딱 실수라도 하면.
◆ 이재명> 까딱 실수하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대개는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제가 원래 다 내놓고 사는 사람이라서 괜찮겠다 판단했는데 한두 번 방송을 했는데 괜찮은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 정관용> 그래요. 벽을 허문다는 의미에서 정치인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도 저도 좀 많아질수록 괜찮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이재명> 고맙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지내셨는지 얘기 잠깐 나눴고 본격적으로 문재인 대통령 이제 두 달 조금 넘었습니다. 잘하고 있습니까?
◆ 이재명> 아직까지는 기대 이상으로 잘하시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기대 이상?
◆ 이재명> 문제는 다음이죠. 아직 출발을 못했으니까요. 이제 진용을 갖추고 정책 정리했고 이제 실행을 하는 단계가 되면 그때부터 국민들은 기대가 아니라 평가를 시작할 텐데 아직은 기대를 하는 단계라서 뭘 한 게 없지 않습니까, 솔직히?
국정교과서 중단한다든지 위안부 재협의 이런 선언한다든지 성과연봉제 이런 거 못하게 만들고 이런 것들은 잘하시는 것 같고요. 특히 원전제로화 정책을 시행하는 거 이런 것들은 대단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데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잘못하기도 좀 어려운 시점 아닙니까? 대통령 당선돼서 겨우 두 달 지났는데 이제 겨우 과거 경험으로 치면 인수위 운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재명> 아직은 평가하기는 이르죠. 지금까지 보면 의지나 아니면 진용이나 충분히 괜찮다고 봅니다.
◇ 정관용> 인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 이재명> 인사도 저는 과거의 역량 있는 사람들의 사소한 사적 행위들 이런 것들을 지나치게 평가해서 역량 발휘할 기회를 뺏거나 또는 정부가 최초로 진용을 갖추는 데 너무 지나치게 인사권자의 권한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거 과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 정관용> 그래도 벌써 두 분이 자진사퇴했습니다.
◆ 이재명> 아깝죠. 그게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각료, 많은 수의 각료를 임명을 하는데 검증 못한 책임을 얘기한다면 그렇지만 그런대로 좋은 사람들 잘 골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스스로 5대원칙, 인사에 대한 5대원칙으로 자기 발목을 잡았다 그런 측면이 있다. 그리고 결국은 5대원칙에 어긋나는 분들을 임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처음 닥쳤을 때부터 조금 더 진솔하게 대통령 본인 대신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신 유감 표명 사과를 했는데 대통령 본인이 "약속했는데 솔직히 내가 못 지키게 됐다", 뭐 이렇게 했던 게 더 옳았던 게 아니냐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이재명> 그때 그런 말씀 잠깐 하셨던 걸로 제가 기억하는데요.
◇ 정관용> 명시적으로 본인께서 직접 유감 내지 사과까지는 없었습니다, 5대원칙과 관련된.
◆ 이재명>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는 이런 말씀하셨던 것 같고요. 우리나라 사회의 수십 년 인생을 산 사람들 중에서 골라야 되는데 그 흠없는 사람 예를 들면 우리가 성직자 고르는 것도 아니고 해서.
◇ 정관용> 어려웠을 거다.
◆ 이재명> 어려웠을 겁니다. 골라놓으면 조금 흠이 있고 또 원래 설거지 많이 하는 사람들은 그릇 많이 깨먹거든요. 원래 설거지 안 하는 사람은 깔끔하죠.
◇ 정관용> 내가 만약 경선에서 이겼으면 대통령 당선됐을 것이고 내가 대통령이 됐다면 두 달 사이 나는 이걸 했을 텐데 이걸 왜 안 하지, 이런 건 없습니까?
◆ 이재명> 저는 그런 건 없고요. 가끔씩은 놀랍다, 이런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 정관용> 오히려 놀랍다.
◆ 이재명> 속도나 강도 측면에서 놀랍다 이런 생각할 때가 많이 있어요.
◇ 정관용> 어느 대목에서 제일 놀랐어요?
◆ 이재명> 원전정책 같은 거 그거 쉽지 않거든요. 또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재협의 문제도 그거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죠. 그런 점들을 보면 놀랍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 정도에 놀라셨어요?
◆ 이재명> 쉽지 않거든요.
◇ 정관용> 경선 과정에서 사이다 발언을 내놓은 이재명 시장이.
◆ 이재명> 현실은 그것이 만만한 게 아니니까요. 그런 것도 있고 하나는 전술적인 건데 인사 국면을 돌파할 때 상대 진영들에 대해서 좀 낙관한 측면이 있어 보여요. 원래 물소 떼들이 악어가 득실대는 강을 건널 때 작전이 있거든요. 한꺼번에 건너가야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재명> 그런데 한 마리씩 건너가면 다 피해를 입거든요. 그런데 두 명씩 이렇게 소수를 순차적으로 내다보니까 공격이 집중된 면이 있고 그런 점이 선의로 믿고 했겠지만 조금 아쉽다.
◇ 정관용> 야당들을 조금 얕잡아봤다 이렇게 표현하셨는데.
◆ 이재명> 얕잡아, 보다는 너무 좀 믿었다.
◇ 정관용> 믿었다.
◆ 이재명> 제가 보는 야당들하고 보통 정치계에서 보는 야당이 다르더라고요. 저는 성남에서 예를 들면 규모는 적지만 어쨌든 힘도 여소야대고 그 문제를 보면서.
◇ 정관용> 성남시의회는 자유한국당이 많죠?
◆ 이재명> 그렇습니다. 선의로 이 문제를 접근할 경우에는 해결이 안 되더라, 결론은. 예를 들면 정치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확실한 경우는 괜찮은데 예를 들어 국민들이 지켜보고 국민적 상식이나 대의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서 예를 들면 정책 손실을 입는다는 그런 게 확실하면 그렇게 하지 않는데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상식에 어긋나는 짓을 해도 별로 손해를 안 보는 그런 정치 풍토에서는 상식 밖의 행위를 하게 되죠.
◇ 정관용> 지금 당장 손해볼 일이 없죠. 의석 그대로고 선거 많이 남았고.
◆ 이재명> 선거 3년 남았고 오히려 자기들이 예를 들면 발목을 잡아서 잃는 손해보다는 잃는 것보다는 성과를 못 내게 만들어서 반사적으로 얻을 게 더 많다는 이런 판단 아니겠습니까? 그럴 경우라면 전략을 좀 달리 해야죠.
◇ 정관용>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가 협치 내지는 야당과의 관계 잘하고 있느냐 이 질문을 던지려고 했는데.
◆ 이재명> 물론 협치야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이고요.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합의하고 하는 게 제일 좋고 안 되면 서로 양보하고 적절하게 타협하는 것이고 그래도 안 되는 경우에는 결국 국민들의 힘을 빌려서 돌파해야죠.
명확한 과제들은 돌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저는 야권이 숫자도 많고 지금도 보면 과거청산에 대해서 범죄행위 또는 부패 또 적폐에 대해서 청산하는 작업 자체를 정치적 보복이라고 밀어붙이고 저항하고 하는데 도둑이. . . 도둑 잡으면 기분 나쁘겠죠. 그런데 그걸 정치적 보복이라고 하는 거 옳지 않죠.
법이란 우리가 지키기로 약속하고 만들어놓은 것인데 당연히 지켜야 되는 것이고 어긴 것에 대해서 책임져야 되는 게 민주주의의 ABC 아니겠습니까?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좀 돌파해 나가는 게 좋겠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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