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후폭풍…골목상권 구조조정 신호탄인가?

소상공인 "급격한 인상에 상당수 폐업 위기"

(사진=자료사진)
내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되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주도 성장'의 주요 전환점이라며 소득 불평등 완화는 물론 소비 증가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분수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떠안아야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저임금이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오를 줄은 몰랐다"면서 "알바 시급이 7000원을 넘었으니 장사 접고 내가 알바 뛰는게 낫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결정된 이후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른바 골목상권 사장님들의 격한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회원들이 장사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화를 내거나 알바생을 내보낼 수 밖에 없다며 하소연하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인상폭이 지나치게 커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최저임금은 인상돼야 하지만 지금처럼 급격하게 인상하면 자영업자들이 감내하기 어렵다"면서 "임금을 줘야하는 사용자에게는 사업의 존폐, 즉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중인 B씨는 "대형 프랜차이즈에 치이고 최저임금에도 눌리는 샌드위치 신세"라며 "생계형 자영업자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상당수가 폐업을 고민할 것이고 결국 구조조정이 시작되지 않겠냐"고 한숨을 쉬었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지원 대책도 '속빈 강정'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김대준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 7530원 인상으로 소상공인들의 추가 부담은 11조2400억원으로 정부가 추산한 3조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밝힌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의 대책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과 경기 악화를 타개 하기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소상공인들이 주장해왔던 것으로 최저임금 인상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소상공인측은 특히 최저임금의 인상이 오히려 취약계층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대신 고용이 안정된 대기업 근로자에게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갈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노동계가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 근로자의 고용을 불안하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대책없이 인상을 주장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을 바탕으로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초임을 건드려 결국 많은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리겠다는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앞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영세하고 취약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구조조정의 벼랑 끝으로 내몰릴지, 아니면 소득과 소비 증가,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로 향하는 첫단추가 될지 지금이 그 갈림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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