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 감독은 17일 오전 서울 청담동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곽현화와 소송까지 가게 된 경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 감독은 "출연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곽현화에게 가슴 노출 장면은 극 중 '미연' 캐릭터가 성에 대한 관념이 변화하게 되는 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라고 분명히 설명했고, 사전에 배우가 동의한 노출 장면 만을 촬영한다는 배우보호조항까지 포함시켰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최종 편집본을 보여줬을 때 곽현화는 노출이 포함된 장면도 '예쁘게 나왔다'며 만족스러워했다고. 이후 식사 자리에서도 "노출 장면 촬영이 부끄럽지 않고, 무척 만족스러웠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며칠 후, 곽현화는 극장 개봉을 앞두고 가슴 노출 장면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을 해왔다.
이 감독은 "투자사에게 편집본을 넘겨준 상황이라 삭제가 불가능했지만 곽현화의 간절한 부탁에 투자사를 설득해 극장 개봉 버전에서는 노출 장면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성인 영화의 경우, 극장 개봉이 아닌 IPTV 수익을 목적으로 제작되는 게 대부분이다. '전망 좋은 방' 역시 IPTV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높은 매출이 나오지는 않고 있었다. 청룡 영화 시상식에서 또 다른 주연 배우인 하나경의 노출 사고로 영화가 화제가 됐고, 이에 따라 무삭제 버전을 개봉했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무삭제 버전에 곽현화의 가슴 노출 장면이 포함되자 곽현화가 자신의 허락 없이 노출 장면을 공개해 피해를 입게 됐다고 손해배상금 3억 원을 요구했던 것이다.
이 감독은 "애초에 곽현화가 노출을 거부했다면 캐스팅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사전에
콘티에 노출 장면을 충분히 설명했다. 콘티 대로 촬영을 진행했음은 물론이고, 곽현화 또한 이에 동의해 촬영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작비가 1억에 불과한 성인 영화에서 시나리오와 그림 콘티에 명시된 노출 장면을 여배우 본인의 사전 동의를 받아 촬영했고, 촬영 결과물과 편집 권한은 모두 감독에게 권리가 있다고 계약서에도 규정이 돼있다. 그 권리에 의거해 편집본을 서비스한 것 뿐인데 3억 원이라는 금액은 터무니없는 비용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곽현화가 2014년에 자신을 성폭력처벌법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한 것에 대해서도 "아무리 합의금 명목으로 큰 돈을 받아내기 위해 감독을 압박하고자 저지른 일이라 하더라도 나를 성폭력범죄자로 몰고 간 행위는 그 금도를 심하게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로 인해 형사 소송까지 갔지만 1심에서 법원은 이 감독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 감독은 이후 곽현화가 언론과 SNS에서 자신을 '성범죄자'라고 칭하는 등 악의적인 비방을 일삼아 영화계에서 작업을 하기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절대로 곽현화를 속여서 영화를 찍지 않았고, 영화 감독으로서 차기작에 많은 차질이 생기며 심적으로 고통 받고 있다. 가족들과 지금까지 같이 일했던 스태프, 배우들을 포함한 동료들까지 저를 오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감독은 곽현화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곽현화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그가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하면서 두 사람의 진실공방에 다시금 불이 붙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