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방관 100여명 대규모 납품 비리


제주지역 소방관들의 대규모 납품비리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들은 소방장비를 구입한 것처럼 속여 납품업자에게 금품을 받아 회식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지방검찰청은 허위공문서 작성과 사기 등의 혐의로 소방공무원 소방령 강모(49)씨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소방장 김모(43)씨 등 5명을 약식기소 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사기와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소방장비 남품업자 김모(53)씨를 구속기소했다.


소방령 강씨 등 13명은 지난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소방장비를 구입하지 않고 구입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거나, 더 많이 구매한 것처럼 속여 납품업자로부터 1억원(1인당 260~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공기충전 모터나 로프 등 소방 소모품 장비 등을 구매한다고 허위로 서류를 작성했다.

검찰조사 결과 이렇게 받은 돈은 소방서 내부 회식비나 행사비 등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허위구매서류 작성 등에 관여한 나머지 소방공무원 88명을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비위 통보했다.

검찰은 “장비 구매 서류 부실 결재 관련자나 검수를 허술하게 한 공무원 등 88명에 대해서는 형사처분 대신 자체적인 시정의 기회를 부여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감사위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공문 기안·결재자와 지출결의서, 계약체결 공문 결재자 등으로 이 가운데는 일선 소방서 서장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제주지역 모든 소방관서에서 계약 담당 소방공무원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소방장비 납품업자와 결탁, 오랜 기간 동안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며 “일선 119센터 근무자와 구매서류 등 결재‧감독자 등도 이 사건 비리 형태를 묵인하거나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 소방장비를 사비로 구입해 사용하는 등 열악한 소방관들의 근무환경 이면에는 소방서 예산장비 담당자들의 구조적 비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금품을 직접 수수한 소방관들의 입건 여부와 처분 적정성에 대해 11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에 회부, 토론을 거쳐 사건을 처분했다.

◈ 검수 절차, 계약 담당 공무원 순환근무 등 제도개선 필요

제주지검은 “수사과정에서 실제 장비를 검수하지 않거나 계약 담당자가 직접 검수하고 검수자 도장을 날인하는 형식적 검수가 진행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외부기관의 납품검사 대행, 재고 관리 대장 관리 철저 등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약 20여명 남짓한 소방공무원들이 제주 지역 내에서 근무관서만 변경하며 계속 계약 업무를 담당했다”며 납품업자와 유착될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한 순환 근무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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