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최정 '신구 홈런왕' 대결, 달구벌을 달궜다

'신구 홈런왕' 리그 홈런왕 출신 이대호(왼쪽)와 최정이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화끈한 홈런쇼를 합작했다. (사진=롯데, KBO 제공)
역시 홈런 타자의 힘은 달랐다. 한때 리그를 호령했던 홈런 타자 이대호(롯데)와 이제 리그를 주름잡는 강타자로 성장한 최정(SK)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뜨거운 타격전을 펼쳤다.

이대호와 최정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드림 올스타(두산·SK·롯데·삼성·kt)와 나눔 올스타(NC·넥센·LG·KIA·한화)가 맞붙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화끈한 홈런 대결을 펼쳤다.

드림 올스타로 함께 출전한 이대호와 최정의 자존심을 건 홈런 대결은 최정이 포문을 열었다. 3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한 최정은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눔 올스타의 선발 양현종(KIA)의 초구를 공략해 솔로 아치를 그렸다.


최정을 홈런을 지켜본 4번 타자 이대호는 약속이나 한 듯 곧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백투백 홈런을 완성했다.

둘의 홈런은 다음 타석에서도 이어졌다. 최정은 3-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2루에서 다시 한번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번에는 2루 주자까지 불러들이는 투런 홈런이었다. 뒤이어 이대호도 홈런을 터트렸고 연타석 백투백 홈런이 완성됐다.

나란히 홈런 2개씩을 기록한 최정과 이대호는 '미스터 올스타'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그러나 최후 승자는 최정이 됐다. 최정은 KBO 기자단 투표에서 총 53표 중 40표를 얻어 이대호(8표)를 제치고 SK 와이번스 소속 선수 사상 첫 올스타전 MVP의 주인공이 됐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자는 가려내야 하는 법이지만 최정과 이대호는 유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대호와 최정의 홈런 대결을 '신구 홈런왕' 맞대결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대호는 해외 무대로 진출하기 전 KBO리그에서 2006년과 2010년 두 차례나 홈런왕 타이틀을 따냈다. 특히 2010년에는 무려 44개의 아치를 그리는 괴력을 자랑했다.

최정은 최근 가장 핫한 타자다. 지난해 에릭 테임즈(당시 NC)와 함께 40개로 리그 공동 홈런왕에 올라 첫 홈런 타이틀을 따냈다. 올해는 숱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전반기에만 31개의 홈런을 때려내 이 부문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팀 동료이자 홈런 2위에 올라있는 한동민(26개)과는 5개 차 앞서있다.

최정은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성적이 따라올 것 같다"는 말로 후반기에도 홈런 페이스를 이어갈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대호와 최정의 대결에는 이승엽(삼성)의 존재가 있어서 더욱 빛났다. 드림 올스타로 마지막 올스타전에 나선 이승엽은 최정(3번), 이대호(4번)에 이어 5번 타자로 경기에 나섰다. 공교롭게 홈런왕 계보의 역순으로 타선이 구성된 것이다.

이승엽은 이 둘보다 먼저 홈런왕에 올랐던 사나이다. 1997년을 시작으로 2003년까지 무려 5차례나 홈런왕을 차지했다. 특히 2003년에는 홈런 56개로 아시아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쉽게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기대한 홈런을 나오지 못했지만 이승엽의 존재감은 단연 으뜸이었다.

'신구 홈런왕' 대결을 한 눈에 볼 수 있던 것은 이번 올스타전의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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