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과 '성추문 외교관'의 너무나 다른 '에티오피아'

(사진='알쓸신잡' 방송 화면 갈무리)
작가 유시민이 전하는 한국전쟁 참전국 에티오피아 이야기는, 최근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 외교관이 저지른 성추문을 떠올리도록 만드는 데 충분했다.

유시민은 지난 14일 밤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해 다른 패널들과 함께 강원도 춘천 여행길에 올랐다. 각자 여행을 마치고 모인 저녁식사 자리에서 유시민은 "춘천하면 에티오피아 카페" "어찌 에티오피아 카페를 모를 수가 있나"라며 치켜세웠다. '왜 그렇게 권했던 것이냐'는 패널 유희열의 물음에 그는 "에티오피아가 6·25전쟁 때 우리나라 참전국가"라며 말을 이었다.

"16개 참전국가 가운데 하나인데 아프리카에서는 전투병을 보낸 유일한 국가다. 그런데 사실 우리 국민들은 에티오피아 하면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르잖나. 아프리카 뿔 뒤쪽에 소말리아가 둘러싸고 있고 그 안쪽이 에티오피아다. 에티오피아는 지금도 세계 최빈국이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나은 나라였다. 1935년 이탈리아가 에티오피아를 침공해 식민지로 만들었다."

유시민은 "(당시 식민지를 경험한 에티오피아의) 마지막 황제가 국제사회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지원을 요청했는데 아무도 안 도와줬다고 한다"며 "그래서 한국전쟁이 나고 유엔연합군으로서 참전 요청을 받으니까, 자기들이 겪었던 그 고립의 아픔, 설움이 많이 떠올랐는지 아무 관계도 없는 나라(한국)에 먼저 손을 내밀어 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는 춘천에 있는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관을 찾은 패널들의 모습도 담겼는데, 이들은 그곳에서 한국을 찾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만났다. 한 참전용사는 '고맙다'는 패널들의 인사에 "아름답게 나라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답하기도 했다.

앞서 외교부는 이날, 부하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에티오피아 주재 외교관 A씨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지난해 11월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의 현지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 등에 이어 또 다른 외교관 성추문이 발생한 것이다.

피해자인 여직원 B씨 진술에 따르면, 지난 8일 외교관 A씨는 B씨와 저녁식사를 하며 와인 3병을 마셨고, 취해 정신을 잃은 B씨를 차에 태워 자기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이튿날 새벽 정신이 든 B씨는 성폭력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었고, 조언에 따라 현지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은 뒤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신고했다.

외교부는 김문환 에티오피아 대사도 성추행을 했다는 B씨 진술에 따라 김 대사를 다시 소환 조사했는데, 그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현지교민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지 대사관이 (이번 성추문과 관련해) 교민들에게 입단속을 시켰다" "현지 공관원들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젊은 여성 교민들을 상대로 술자리 등에 동석할 것을 종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나라 밖 외교관들의 일그러진 권위의식을 단적으로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날 '알쓸신잡' 방송에서 유시민은 "에티오피아는 1974년부터 1991년 무렵까지 사회주의 군부독재, 마르크스주의적 군부독재를 겪으면서 굉장히 나라가 어려워졌다"며 "북한과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엄청난 박해를 받고 그랬다더라"라고 전했다.

특히 "그런데 한국은 에티오피아하고 외교관계가 거의 없다시피해서, '그럼 우린 뭐 해줬지? 그 사람들한데, 그 나라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며 "심지어는 그 참전용사 후손이 한국에 난민 신청을 했는데 그것도 잘 안 받아줬다.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 이런 게 있어서 춘천에 오게 되면 커피도 맛있고 하기 때문에 그곳에 가서 '우리 이러면 안 될 텐데' 그런 생각도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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