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국제캠퍼스 우정원 기숙사에서 2년을 지낸 한지민씨(23.여.가명)는 학교에 대해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최근 CBS 노컷뉴스 연속 보도(17. 7. 7일자 [단독]기숙사비 왜 비싼가 봤더니…14년동안 백억 챙긴 경희대, 17. 7. 14일자 14년간 100억 챙긴 경희대, 기숙사 '편법' 운영 논란)로 학교가 기숙사비를 비싸게 받아 14년 동안 100억원이 넘는 잇속을 챙겨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4학년으로 졸업을 앞둔 한씨는 "다음 학기가 마지막이라 취업 준비 때문에 도서관이 가까운 기숙사에서 지내고 싶지만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서 포기할까 생각중이었다"며 "그런데 그렇게 비싼 이유가 학교가 빼먹은 거 때문이라니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학교측이 기숙사 위탁운영 업체인 GS건설로부터 매년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7억2천만원을 받아 학생들을 위해 사용했다는 해명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한씨는 "솔직히 학생들을 위해 썼다곤 하지만 체감되는 부분도 없는데 진짜 학생들을 위해 썼는지 어떻게 믿냐"며 기금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한테 받은 돈을 전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며 "시설을 개선해 주든지, 기숙사비를 낮추든지 해줬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동한 학교가 가져갔던 수익금을 기숙사비를 냈던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3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한 김민석씨(23. 가명)는 "맞벌이를 안하셨던 부모님이 대학 다니는 비용 때문에 맞벌이를 하고 계시는 실정"이라며 "학교가 학생들의 '등골 브레이커'가 아니고 뭐냐. 가져간 돈을 돌려주고, 기숙사비를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 경희대 학생들, 기숙사비 '인하' 촉구
경희대 국제캠퍼스내 학생들 학교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캠퍼스내 단과대 학생회장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는 14일 성명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기부금을 왜 기숙사비에 포함시켜 징수해 왔는지에 대한 학교측의 명확한 입장과 기숙사비의 산정 근거를 요구했으며, 아울러 기숙사 예산 집행의 투명성 및 기숙사비 인하를 주장했다.
국제캠퍼스 총학생회 관계자는 "경희대 서울캠퍼스하고 국제캠퍼스의 기숙사비를 비교해보면 한 학기에 4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이번 기회에 기숙사비 인하까지 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경희대 우정원 관리 운영 계약서'를 단독 입수, 경희대 수원캠퍼스가 지난 1998년 기숙사 '우정원'을 민간 투자 방식으로 건립한 뒤, GS건설에 운영을 맡기면서 매년 수익금 중 일부를 학교발전기금으로 받아온 사실을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