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BBQ, 오너회사 끼워넣고 '올리브유 통행세'

가족회사 '에이치와이' 통해 유통 마진 챙겨…BBQ "며칠 전 자회사로 편입"

증여세를 피한 '편법 승계' 논란을 일으킨 BBQ 윤홍근 회장 일가가 이번에는 가맹점주들에게 튀김용 올리브유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개인회사를 끼어넣고 마진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등에 따르면, BBQ와 특수관계인 회사 가운데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위치한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가 있다.

닭고기 전문회사 마니커의 협력업체이기도 한 이 회사는 닭고기를 손질.가공해 BBQ에 공급하고 있다.

에이치와이는 BBQ의 특수관계 법인으로 분류했지만, 계열사가 아닌 '주요 경영진 등이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기타)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에이치와이는 윤 회장 가족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가족회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윤홍근 회장이 수천억원의 가치를 지닌 회사를 증여세 50만원만 내고 편법 증여한 아들 혜웅씨가 이 회사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BBQ 측도 이부분을 인정했다.

2007년 설립 당시 이름은 ‘제너시스네크웍스’였지만, 2011년 8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 회사는 윤홍근 회장 일가 소유라는 점에서 닭고기 납품은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한다.

에이치와이는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누렸을 뿐아니라 BBQ가 경쟁업체와 차별화하고 있는 올리브유 유통에도 관여하면서 부당 이익을 챙겼다.

제조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올리브유를 바로 가맹점주들에게 넘기면 되는데, 중간에 에이치와이가 끼어들어 일정 부분 마진을 먹는 구조다.

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회장이 친인척 회사를 중간에 끼어넣고 치즈 통행세를 챙긴 것과 매우 흡사하다.

BBQ는 오너 일가가 직접 중간 마진을 뗐다는 점에서 더 노골적이라는 비판이다.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롯데푸드로부터 올리브유를 공급받을 때는 2단계 유통구조였는데, 납품업체를 영미산업으로 바꾼 올 초부터 에이치와이가 정류장 역할을 하면서 한 단계 늘어났다.

이에 올리브유 유통 과정은 '영미산업→에이치와이→BBQ→가맹점'으로 복잡해졌다.

그렇다고 에이치와이가 유통 과정에서 실제로 하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명목상 유통구조가 3단계가 됐지만, 올리브유는 에이치와이를 전혀 거치지 않고 바로 BBQ로 이송되기 때문이다.

올리브유는 15kg하는 한통에 12만원에 가맹점에 팔리고 있다.

김태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사무국장은 “유통 과정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중간 마진 빼돌기기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결국 비자금 만들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BQ 측은 "에이치와이에서 타지 않는 튀김용 올리브유를 새롭게 개발해 유통과정도 총괄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어 에이치와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말했다.

BBQ가 CBS노컷뉴스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공교롭게도 에이치와이가 BBQ에 편입된 시기는 한창 취재가 이뤄지던 지난 13일이다. 애초 BBQ측은 상반기에 편입이 완료됐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착오가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BBQ의 해명대로 에이치와이가 자회사로 편입됐더라도 가맹점주들이 불필요한 통행세를 내는 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면 그에 대한 로열티를 받으면 되지 굳이 유통까지 참여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BBQ 측은 또 "에이치와이를 통해 올리브유가 공급됐더라도 가격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통행세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납품 원가가 낮아지거나, BBQ 유통 마진이 에이치와이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어, 가격이 같다는 이유로 통행세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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