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덫'에 걸린 현대기아차…'중국 전략' 다시 짠다

사상 최대 '중국 TF'…中업계에 부품 개방·현지맞춤형 車…친중국 마케팅 강화

재계 2위 현대기아자동차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덫에 걸려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 판매량이 반토막 나는 등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현대기아차는 사상 최대 규모의 ‘중국 TF’를 꾸려 기업 차원의 ‘대중국 친화책’ 등 중국시장 판매 회복을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 '불가항력 사드'…글로벌 최대시장 중국 판매량 급감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와 기아차 합작법인 둥펑웨다기아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총 42만9천여 대로 전년 같은 기간 80만8천여 대에 비해 47%나 감소했다.

지난 6월 한 달 중국 시장에서 베이징현대(3만5000여 대)와 둥펑웨다기아(1만7000여 대)의 합산 판매량은 5만2천여 대로 전년 같은 달 14만2천여 대에 비해 63%나 줄어들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지난 3월부터 전년 대비 50% 이상의 판매 감소율을 보여 왔다.

사드 여파에 따른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부진은 글로벌 판매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 실적은 351만8천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나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사드 국면이 현재처럼 지속되면 올해 중국 시장 판매 목표로 정한 195만대(현대차 125만대, 기아차 70만대) 달성은 힘들 것으로 보고 목표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179만대를 판매했는데, 올해는 100만대 판매도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최대 규모 ‘중국 TF’ 가동…연구·개발, 상품, 마케팅 중심 전략 수립


현대기아차는 해외 판매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의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본사 산하에 150여명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중국 시장 경쟁력 강화 TF'를 꾸렸다.

TF에는 주로 연구·개발(R&D), 상품, 마케팅 인력이 참여했다.이들은 현지 맞춤형 차량 개발, 신차 출시, 친중국 마케팅전략 강화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우선 올 하반기에 4종의 신차와 다양한 현지 전략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올 3분기에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인 ‘올 뉴 쏘나타’를 선보인다. 올 뉴 쏘나타는 지난 3월 국내 출시된 ‘쏘나타 뉴 라이즈’의 중국형 모델로, 중국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게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등(DRL) 디자인 등을 변형했다.

또 지난 3월 준중형 전략 모델인 ‘올 뉴 위에동(아반떼 HD)’을 출시한데 이어, ‘위에동 전기차’도 곧 선보인다. 현대차의 현지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이달부터 전기차 위에동 생산에 들어가 이르면 8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초에는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링동'(아반떼 A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도 중국 시장에 투입해 사드 여파로 줄어든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친중국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드로 생겨난 반한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중국 내 자동차 부품업계에 대한 개방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의 부품을 적극 구매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해 좁아든 입지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중국현지 디자인 담당 상무로 영입한 사이먼 로스비 전 폭스바겐그룹 중국 디자인총괄 중심으로 현지인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 개발에도 본격 착수했다.

또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바이두와 함께 중국형 커넥티드카 개발에도 본격 나섰다.

현대차는 ‘현지 친화책’의 일환으로 오는 9월 베이징에 브랜드 체험 공간인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개관한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사드는 기업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만, 중국 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최대 글로벌 시장이기 때문에 기업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난관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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