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만에 출석했는데…朴, 3시간 지나 피고인석 앉아

휴정시간 朴 얼굴 일그러져…지지자들 "버텨주세요" 울먹

발가락 통증을 이유로 재판을 피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6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발가락 통증으로 재판 '태업'을 이어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만인 14일 오후 피고인석에 다시 앉았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자신의 뇌물죄 사건 재판에서 개정 3시간이 지나서야 피고인석에 앉을 수 있었다.


전날부터 이어진 기획재정부 A 사무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날 오후 5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피고인 측 동의(번의동의)를 얻어 전날부터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A 사무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던 터라, 해당 신문을 일단 마쳐야 새로 공판을 시작할 수 있었다.

A 사무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나자 재판부는 휴정 없이 곧바로 박 전 대통령을 피고인석으로 불렀다.

호명 4분 뒤 박 전 대통령이 여성 교도관 2명의 부축을 받고 천천히 법정에 들어섰고, 방청석에 있던 지지자 10여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목례했다. 곳곳에서 방호원들이 "앉으세요"를 연발했다.

피고인석에 앉은 박 전 대통령은 한동안 책상 위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다가 옆에 앉은 유영하 변호사와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연출했다.

재판이 한창일 즈음, 박 전 대통령은 고개와 몸을 앞뒤로 흔들며 몸을 푸는 듯 한 모습도 보였다.

이후 재판이 잠시 휴정하자 박 전 대통령이 화장실에 가기 위해 여성 교도관 4명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얼굴도 종종 일그러졌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을 나서자 방청석에 있던 지지자 수명이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이들은 "힘내주세요", "버텨주세요" 등을 외치며 박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

앞서 이날 오후 12시50분쯤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검정 샌들을 신고 있었다. 법정으로 이동하면서는 가끔씩 왼쪽 다리를 절기도 했다.

법정 출입구 앞에 서 있던 친박시위대 20여명은 "우리가 어떻게 만든 대통령인데", "좌파 X들" 등을 외치며 사복경찰관 10여명과 실랑이를 벌였다.

왼쪽 4번째 발가락을 다쳐 통증을 호소했던 박 전 대통령은 전날과 지난 10·11일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전날 재판부가 출석을 계속 거부할 경우 강제 인치 등의 가능성을 시사하자 박 전 대통령은 돌연 이날 오후 출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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