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이후 침체에 빠졌던 자유한국당이 TK 지역을 중심으로 당원이 급증하고 있다.
내년 지방 선거 출마 후보자를 중심으로 신규 당원 모집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표가 여론 조사 방식의 경선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경선 승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책임 당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에만 최근 8천 장이 넘는 입당 원서가 접수됐다.
한 사람이 수천 장씩 모아 한꺼번에 제출하는 식이다.
내년 지방 선거 대구시장 출마 예상자들이 당원 확보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장 출마 예정자 가운데 한 명인 이진훈 수성구청장 측이 6천 장을 모아 접수했고, 이재만 최고 위원 측도 2천 장이 넘는 원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훈 구청장은 "앞으로 내년 시장 선거도 대비하고 당도 튼튼히 하기 위해 입당 원서를 모아 제출했다"며 "다른 단체장이나 후보들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이 당원 확보 경쟁에 나서자 다른 출마 예정자들도 입당 원서 모집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갑작스럽게 당원 입당 원서가 몰리면서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측도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신규 당원 입당 처리를 위해 기존 당직자로는 감당이 어려워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하고 있다.
서현욱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당원 가입 의사를 일일이 확인해야 해 한 사람이 온종일 해도 3백 명 처리하기가 어려워 아르바이트생을 4명 고용해 입당 처리하고 있다"며 "경선 방식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경선에서 책임당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당원 확보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자유한국당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아직도 하기 때문에 민심을 왜곡하는 세몰이용 당원 확보 경쟁이 벌어진다"며 "국회의원부터 시장, 구청장, 구의원까지 이런 식으로 경쟁을 하다 보니 당이 점점 민심과 멀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