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행조심하라" 교민에 전화돌아
- '대사관 중심' 좁은 교민사회
- 인턴·계약직 술자리 강요 많았다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에티오피아 현지 교민(익명)
◆ 현지 교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한국에서는 어제서야 이 사건이 알려졌는데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토요일이더라고요.
◆ 현지 교민> 네, 해당 사건이 있고 난 이후에 바로 지인들께 도움을 요청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런 과정에서 소식을 듣게 되었고 바로 몇몇 교민분들께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말씀을 해 주셔서 생각보다 신속하게 대처를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난 8일 사건이 있고 나서 바로 피해 여성이 교민들에게 SOS를 친 거군요. 뭐라고 하면서 도움을 요청했다고 하나요?
◆ 현지 교민> 실제로 그러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당했다"라고 이야기를 했고요. 먼저 병원을 방문해서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우선이다라고 조언을 듣고서 병원에 바로 방문해서 조치를 취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도대체 그 전날, 전날밤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가. 외교관과 행정직원 두 사람이 술자리를 함께한 거죠?
◆ 현지 교민> 제가 알기로는 바로 직속 상관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술을 좀 과하게 마시게 되었고 그 이후에 보도된 내용처럼 자택으로 이동을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던 건 아닌가.
◇ 김현정> 지금 그러니까 여성 측에서는 강제로 내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고 남성 측에서는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랬다가 한국에 와서 다시 조사받으면서는 "아예 안 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현지 교민> 제가 알기로는 이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그 여성에게 접촉을 해서 합의를 종용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합의를 보려고 물밑으로 계속 조율을 했다고요?
◆ 현지 교민> 네. 집 앞에서도 계속해서 찾아와서 만나주지 않으니까 기다렸던 걸로 알고 있고 여러 차례 전화를 해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합의를 하자.
◇ 김현정> 그러니까 공식적으로는 나 기억도 안 난다, 그런 일 하지 않았다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지금 뒤로는 여성과 계속 합의를 시도했었다, 덮으려고 했었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거네요? 그렇다면 사후에 대사관 측의 대응은 어땠습니까?
◆ 현지 교민> 역시나 좀 염려했던 바와 같이 그 일이 있은 이후에 대사관에서 각 직원들에게도 이 사건에 대해서 언행을 조심하기를 당부했다는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봤을 때 사건의 조사 내용들이 여성에게 좀 불리하게 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어서 저도 이번 인터뷰에 응하게 된 것이고요.
◇ 김현정> 지금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는데 입단속이 있었다, 이런 얘기입니까?
◆ 현지 교민> 이 일에 대해서 함부로 이야기를 하고 다니지 말라고 각 기관장들에게 전달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이 일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다니면서 이 일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지 마라.
◇ 김현정> 쉬쉬하고 넘어가려고 했던 이런 정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용기내서 인터뷰를 나오신 건 이렇게 덮여서는 안 되는 사건이다 생각하셨기 때문일 테고요.
◆ 현지 교민> 네. 조사 과정에서 아무래도 대사관 쪽에 좀 더 유리하게 증언들이 되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들이 있고 사실 에티오피아라는 사회 자체가 교민 수 자체도 적을 뿐만 아니라 한인회 자체도 구성이 돼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6, 70% 이상의 교민들이 직간접적으로 대사관과 관계가 돼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 거기가 이민을 많이 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한국 교민이라는 분들은 대부분 국책기관에서 파견나가 있다든지 공기업에서 해외 근무를 나왔다든지 이런 분들이라는 말씀이에요. 대사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관계가 있는 이런 분들?
◆ 현지 교민> 네. 그리고 정부기관 같은 경우에는 매주 대사관 식구들과 또 대사나 그외 직원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는 관계에 있고 해외공관들이 다 그러한 것처럼 모든 것들이 대사관이 주체가 되고 대사관이 특별한 권력, 권한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사 과정에 있어서도 이제 대사관에 불리한 진술들을...
◇ 김현정> 하기가 어렵군요?
◆ 현지 교민> 대놓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거죠.
◇ 김현정> 제가 지금 들으면서 사실은 해외공관에서 이런 성추문을 비롯한 안 좋은 일들이 종종 발생하는데 왜 근절이 안 될까, 그 해답이 좀 찾아지는 것 같습니다. 교민사회가 굉장히 좁은 사회고 서로서로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특히 대사관의 힘이 워낙 크기 때문에 거기에 밉보이면 안 되는 것이고 쉬쉬해라 뭐 이런 지령 아닌 지령이 떨어지면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을 얘기도 못하고. 이렇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예요. 이런 식으로 쉬쉬하고 덮고 넘어가는 케이스들이 꽤 있겠네요?
◆ 현지 교민> 네. 제가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저도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는데.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현지 교민> 이번 사건 외에도 종종 대사관에 술자리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젊은 친구들을 그 술자리에 동석시키고 원하지 않는데도 그곳에 불러서 같이 술을 마시게 하고 하는 일들이 있었다라는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젊은 친구들을 원하지 않는데도 술자리에 동석시켰다? 여기서 젊은 친구들이라는 게 그러니까 젊은 여성들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 현지 교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젊은 여성들을 술자리로 오라는 게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그러니까 뭔가 일과 관련돼 있는 사람들을 회식에 초대했다, 이런 이야기인가요? 아니면 전혀 상관도 없는데 술자리의 여흥을 위해서 오라고 했다는 건가요?
◆ 현지 교민> 이곳 같은 경우는 여러 친구들이, 젊은 20대, 30대 친구들이 봉사를 하기 위해서 온 친구들도 많이 있고.
◇ 김현정> 봉사하러 와 있는, 에티오피아에?
◆ 현지 교민> 네. 또 여러 계약직이나 인턴 과정으로 와 있는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이 속해 있는 기관들이 대부분은 다 정부기관에 속해 있고 혹은 정부기관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이 친구들을 술자리 같은 곳에 불렀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술자리에 초대를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문제가 될 수는 없을 거고 원치 않는 술자리인데 강제로 불렀다든지 혹은 가서 좋지 않은 일을 당했다, 불쾌한 일을 당했다든지 이렇게 되면 문제가 될 텐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어떤 들은 이야기가 있으세요?
◆ 현지 교민> 네네. 그러니까 원치 않는 자리인 거죠, 그 술자리 자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거부할 수 없이 그 자리에 나가야지만 되는 상황 자체가 그들에게는 좀 힘들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옆자리에 앉아서 술을 마시라고 이야기하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그러한 부분들이 불쾌하기도 했고 좋지 않은 경험이었다라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 김현정> 외교관의 옆자리 말씀하시는 거죠?
◆ 현지 교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젊은 여성 봉사자들, 여성 인턴들 그 술자리와 직접 연관이 없는데도 불러내서 옆자리에 앉게 하고 여흥을 위해서 불렀다는 느낌이 들 만큼 불쾌한 자리였다. 원하지 않는 자리었다고들 이야기를 하는 거고요?
◆ 현지 교민> 네, 그거는 그 자리에 가게 된 거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동일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바입니다.
◇ 김현정> 혹시 그런 자리에서 성추행이 더 있었을 수도 있는데 쉬쉬하면서 혹시 불이익 당하면서 쉬쉬하면서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지금 말씀 들어보니.
◆ 현지 교민> 네, 저는 충분히 있었을 것이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번 에티오피아 공관에서 벌어진 성추문 사건. 왠지 지금 드러난 게 전부가 아닐 것 같다는 의혹이 생기는데요. 오늘 어려운 인터뷰인데 또 좁은 교민사회에서 다 알려질 수도 있는 어려운 인터뷰인데 용기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현지 교민> 네.
◇ 김현정> 반드시 진실이 밝혀지기도 저희도 여기에서 관심 갖고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 현지 교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에티오피아 현지 교민 익명으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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