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치료 호소했던 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끝내 중국에서 숨져[종합]

중국 사법당국, 병원 "류샤오보 다발성 장기기능 상실로 숨져" 공식 발표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61)가 13일 오후 9시쯤(현지시간) 간암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가석방된 류샤오보를 담당해온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사법국은 인터넷 홈페이지 공지문에서 병원에서 간암 치료를 받아온 류샤오보가 13일 오후 다발성 장기기능 상실로 숨졌다고 밝혔다.

류샤오보를 치료해온 선양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도 "12일 오후부터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신장, 간 기능이 떨어지고 혈전이 생겨 고통스러워하던 류샤오보가 13일 숨졌다"고 확인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중국 인권운동의 대표주자가 된 류샤오보는 2008년 12월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하다가 이듬해 12월 '국가전복' 혐의로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랴오닝성 진저우(錦州)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 왔다.

지난 2010년에는 옥중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역설적이게도 조국인 중국에 첫 번째 노벨상을 선사한 인물이 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 5월 말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암 판정을 받고 수일 뒤 가석방되면서 짧은 투병 생활이 시작됐다.

류샤오보와 가족들은 몇 차례나 해외로 나가 치료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중국 당국의 거부로 인해 선양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중국 정부는 중국 최고의 간암 전문의들을 동원해 치료한다고 선전하다 병세가 악화되자 지난 8일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의 조셉 M. 허먼 교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마르쿠스 W. 뷔흘러 교수를 초빙해 중국 의료진이 입회한 가운데 그를 진찰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조치도 간암이 말기까지 진행된 류샤오보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다.

류샤오보는 지난 10일 오후부터 복수(腹水)가 급격히 차고 부분적인 장폐색(腸閉塞)증세를 보이면서 병세가 악화되더니 다음날 패혈성 쇼크, 복부 감염, 장기부전 등 증세를 나타내며 회복 불가능 상태로 접어들었다.

임종에 이르기까지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 여부는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중국 정부와 병원측은 류샤오보의 병세 악화를 이유로 해외 출국 자체가 힘들다고 주장했지만 미·독일 의료진은 9일 공동성명에서 해외치료를 위해 류샤오보의 이송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발표하며 중국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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