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는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9일째 남자단식 8강전에서 밀로시 라오니치(7위·캐나다)를 3-0(6-4 6-2 7-6<4>)으로 가볍게 일축했다.
지난해 윔블던 4강에서 라오니치에게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던 페더러는 1년 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테니스 황제'라는 별명을 지닌 페더러는 올해 윔블던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 세트'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페더러가 우승하면 윔블던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다. 2003년 처음 윔블던 정상에 오른 페더러는 2007년까지 5년 연속 우승했고, 2009년과 2012년에도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페더러의 4강 맞대결 상대는 토마시 베르디흐(15위·체코)로 정해졌다.
베르디흐는 노바크 조코비치(4위·세르비아)와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1-0으로 앞선 가운데 2세트 도중 기권승을 얻었다.
2010년 윔블던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에게 패했던 베르디흐는 페더러를 상대로 통산 두 번째 결승행에 도전한다.
작년 프랑스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조코비치는 어깨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포기하며 이번 대회에서도 부진 탈출에 실패했다.
페더러는 베르디흐를 상대로 18승 6패로 우위를 점했다. 2014년 이후에는 7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둘은 윔블던에서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2006년 16강에서는 페더러가, 2010년 8강에서는 베르디흐가 각각 승리를 챙겼다.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는 질 뮐러(26위·룩셈부르크)와 3시간 30분 혈투 끝에 3-2(3-6 7-6<6> 7-5 5-7 6-1)로 승리, 생애 첫 윔블던 4강 티켓을 얻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윔블던 8강에서 무릎을 꿇었던 칠리치는 강력한 서브로 에이스 33개를 잡아내며 뮐러의 추격을 뿌리쳤다.
칠리치는 앤디 머리(1위·영국)를 3-2(3-6 6-4 6<4>-7 6-1 6-1)로 제압한 샘 퀘리(28위·미국)와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툰다.
칠리치는 퀘리를 상대로 4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한편, 머리와 조코비치의 탈락으로 올해 윔블던 남자단식 4강에서 세계 랭킹 1~4위가 모두 사라졌다.
2위 나달은 8강에서 뮐러에게 잡혔고, 3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는 1회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49위·러시아)에게 져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