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는 이번에 걸그룹을 육성하는 엠넷의 새로운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의 교장직을 맡게 됐다.
그는 12일 열린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자신감과 인성을 바탕으로 한 훈련을 강조하면서 "소녀들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도 생각해야 한다. 그녀들이 어느 기간을 넘어서면 시집 가서 아내와 엄마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은퇴 후에도 떳떳하게 훌륭한 아내와 어머니로 역할하도록 뒷받침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엠넷은 일반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을 넘어 '아이돌 그룹'을 발굴하는 프로그램 제작에 한창이다. '국민 프로듀서가 아이돌 그룹을 키운다'는 취지의 '프로듀스 101' 시리즈가 연이어 성공하면서 후속 프로그램으로 '아이돌학교'를 선보인다.
'아이돌학교'는 '프로듀스 101'과 달리 아예 아이돌 그룹을 전문으로 육성하는 가상 학교를 만들어 졸업과 동시에 데뷔하는 시스템으로 포맷이 바뀌었다. '국민 프로듀서'는 '육성회원'으로 대체됐다.
그러나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출연자들의 과거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프로그램 기획 자체가 걸그룹의 성상품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왔다.
부르마(바지가 짧은 과거 일본식 체육복)를 연상시키는 체육복과 세일러 교복을 입은 청순한 소녀 집단 이미지의 소비, '얼굴만 예쁘면 된다'는 모집 광고 문구, 위기 대처 능력을 보겠다며 다 젖은 옷을 입고 춤추는 모습 등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판타지 구현과 다름없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렇게 '아이돌학교' 프로그램 성격에 반발하는 시청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여성의 고정된 성역할을 강조하는 이순재의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해당 발언을 접한 한 시청자(@he*******)는 "아내이자 어머니가 될 여성을 만들어내는 '신부수업'까지 염두에 두면서 부르마(바지가 짧은 일본식 체육복)에 물 붓고 그라비아(어린 미소녀의 비키니나 세미 누드를 찍은 영상물 또는 사진집) 콘셉트로 촬영이라니 더욱 기괴하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청자(@10******)는 "여자는 무슨 꿈을 꾸고, 무슨 커리어를 쌓으려고 하든 간에 결국 사회에서 바라보는 최종 목표는 누군가의 아내이자 어머니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간 '아이돌학교'의 논란을 응축한 것 같은 이순재의 발언을 두고 어느 시청자(@20*******)는 "현모양처 학교도 아니고 왜 당연히 그들이 미래에 결혼하고 애를 낳을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