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금괴 밀수…'출발지 세탁' 35억원대 국제 밀수조직 검거

운반총책이 다른 운반책 2명과 함께 호텔방으로 들어가는 장면(사진=인천본부세관 제공)
금괴 밀수 우범국가인 홍콩에서 구입한 금괴의 출발지를 세탁하기 위해 금괴 밀수 위험성이 낮은 일본을 경유해 국내로 밀수한 국제 금괴 밀수조직이 인천본부세관에 적발됐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 3월과 4월에 총 70㎏, 35억원 어치의 금괴를 복부에 부착한 후 테이프로 둘러 붙이는 등의 수법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통해 총 6차례에서 걸쳐 밀수입한 국제 금괴 밀수조직을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인천세관은 일본인 운반총책 Y 씨(24세)와 한국인 국내 총책 H 씨(49세)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제 6조 관세법 위반행위의 가중처벌) 혐의로 검거해 인천지검에 구속 고발했다. 또 내국인 가담자 3명에 대해서는 조사하고 있다.

Y 씨는 금괴를 홍콩에서 일본 오사카 공항으로 운반해 환승절차를 거쳐 미리 포섭한 일본인 운반책들과 함께 몸에 금괴를 은닉한 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국내로 밀수입했다.

Y 씨는 일본인 운반책들에게 “일반 여행자처럼 최대한 자연스럽게 입국하고, 한국 세관검사에 적발되면 일본으로 다시 반송할 물품인 것처럼 말하라”는 요령까지 교육하는 등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금괴 밀수에 가담한 일본인 운반책은 총 5명으로, 이들은 이미 일본으로 출국한 상태다.

H 씨는 운반책들이 투숙한 서울 명동 소재 호텔에 들러 운반총책 Y씨가 운반책들로부터 수거한 밀수 금괴를 인수한 뒤 종로의 금 도매업자들에게 판매하면서 모두 현금으로만 거래를 했다. 금괴 구입대금도 환치기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지급했다.


또한 여행자 휴대품 검사가 취약한 심야 시간대에 국내 입국하면서 출입국 횟수가 적은 다수의 일본인 운반책을 고용해 단순 관광객인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밀수입 조직원간 텔레그램 대화내용(사진=인천본부세관 제공)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밀수조직원들끼리도 신상을 공유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스마트폰 메신저(텔레그램)로만 연락을 주고받으며 밀수 금괴의 인수장소와 시간을 약속하는 등 철저히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또한 인천공항에서의 단속이 강화되자 김포공항을 통해 총 5차례나 금괴를 밀수한 것도 특징이다.

인천세관은 이들 조직은 홍콩에 거점을 두고 한국은 물론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밀수 금의 수요가 있는 여러 국가로 금괴를 전문적으로 밀수하는 국제적인 범죄 조직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조직을 총 지휘하는 조직 총책은 일본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세관은 여행자 출입국 분석과 함께 동태 관찰기법 등을 활용해 금괴 운반책을 적발한 후, 운반책의 국내 투숙 호텔 CCTV 영상분석, 밀수조직원들간 스마트폰 메신저(텔레그램) 대화 내용 파악 등을 통해 국내 총책을 검거했다.

인천세관은 "이들 조직으로부터 밀수 금괴를 취득한 서울 종로 일대의 귀금속 도매업자들에 대해서도 추적 조사하고 있다"면서 "일반인도 밀수 금인 사실을 알고 구매하게 되면 밀수품 취득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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