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입김, 崔의 막후 의혹…檢, 면세점 비리 수사 착수

국정농단 수사 시즌2 막 올라

검찰이 면세점 사업자 선정 비리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의 2막이 열릴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은 12일 감사원이 고발한 이 사건을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주력으로 국정농단 수사를 맡았던 특수1부로의 배당은 '면세점 비리' 의혹을 국정농단 수사의 연장선으로 검찰도 보고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감사원 감사 결과,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세 차례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 대기업에 대한 노골적이고 조직적인 특혜와 배제 정황이 드러난 만큼 검찰의 칼끝은 다시 한 번 박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해 계획에도 없던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선정 절차가 진행된 사실이 드러났고, 그 보다 앞선 지난 2015년 두 차례 심사에도 박 전 대통령과 정권 실세들이 개입했는지가 의혹의 실타래를 풀 지점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두 차례의 이른바 '면세점 대전' 기간 동안 경제수석실 등을 통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대기업 독과점규제 방안 마련을 지시했고, 노골적으로 '롯데 배제' 신호를 보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영향력이 또 한 번 드러난다면 '면세점 게이트'로 비화돼 국정농단 '시즌2' 수사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면세점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롯데와 SK가 추가 면허 발급을 통해 구제되는 과정은 이미 특검과 검찰이 진행했던 국정농단 수사의 한 갈래였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롯데와 SK에 재단 출연금을 포함해 추가적인 뇌물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잠실 월드타워점 면세점 사업권 재승인 등과 관련해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두 차례 면세점 선정에서 탈락한 롯데는 지난해 3월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면담 뒤 추가 사업자로 선정됐고, 검찰은 이를 재단 추가출연금과의 대가 거래로 봤다.

2막이 될 이번 수사는 이보다 앞서 왜 롯데가 부당하게 면세점 사업권을 뺏겼는지를 규명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미운털 롯데’를 배제하는 과정에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모종의 의사 교환을 했는지를 규명하는 쪽으로 수사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검찰 수사 타깃 가운데 핵심은 천홍욱 관세청장이 될 전망이다.

그는 취임 직후 최 씨를 만난 사실을 시인하는 등 비선실세 인사 개입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그는 한때 최 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씨가 비밀 면접을 봤고, 관세청장 취임 다음날 최 씨를 만나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사업자 선정에서 반사적으로 혜택을 본 한화와 두산도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어 대기업 수사로 확대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두 기업도 재단에 거액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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