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막말로 더욱 빛난 소시민들 '사람냄새'

작가 최준영 "복날 노인정·경비실에 수박 한 통씩" 제안에 호응 이어져

학교 급식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막말 파문을 일으킨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가진 뒤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를 찾은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들과 만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비정규직 노동자, 학교 조리사 등을 비하하는 막말로 천박한 노동 인식을 드러낸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 부대표 탓에 민심이 들끓는 요즘, 이웃을 생각하는 소시민들의 작은 실천이 우리네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작가 최준영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페친님들께 제안 하나 드릴게요"라며 글을 이어갔다.


"내일(12일)이 초복이잖아요. 아파트 단지 내 노인정에 수박 한 통씩 보내주세요. 직접 들고 가시면 더 좋고, 여의치 않으시면 수퍼주인에게 부탁해서 점심무렵 배달시켜도 좋고요. 두 통 사서 경비실에도 한 통 보내고요. 저는 매년 그러고 있는데요. 어머니는 요양원에 계시지만 이웃 어머니들 드시라고 보내드리는 거죠."

그는 "그러고 나면 무엇보다 제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내일은 오전 강의가 있어서 방학 맞은 (딸) 다정이 시켜서 보내려고요. 후텁지근한 장마철 올라가는 불쾌지수 잡는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라며 "별것 아니지만 슬며시 한번쯤 웃음이 나올 거고요. 국회의원은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막말을 하지만 우리는 소박하게나마 사람냄새 풍기면서 살자고요. 아셨죠?"라고 당부했다.

(사진=작가 최준영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작가님 아이디어대로 저도 경로당이랑 관리실에 수박 보내드렸습니다. 다들 넘 기뻐하세요" "실천해보겠습니다" "세상이 따뜻해지는 한 방법입니다" 등의 댓글을 달며 호응하고 있다.

최준영은 12일 CBS노컷뉴스에 "사람들이 '좋은 아이디어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경비실, 노인정에 수박 한 통씩 보냈다'는 댓글도 달고 한다"며 "이언주 등 정치인들은 막말이나 하지만, 우리 소시민들은 소박하게나마 사람 냄새 나게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제 어머니가 아파트 단지 내 노인정에 열심히 나가셨기 때문에 해마다 해 왔던 일이죠. 지금은 어머니가 요양원에 가셔서 노인정에는 안 계시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매년 하던 것을 안할 수 없잖아요. 큰 부담 안 들이고 이웃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리고 그렇게 하고 나면 일단 자기 자신의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는 "짜증나는 정치 뉴스로 들끓는 요즘, 별 것 아니지만 작은 실천으로 함께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계속 살려나갔으면 한다"며 "거창한 기부가 아니더라도, 경비원 등 평소 고생하시는 주변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아직 중복, 말복이 남았으니, 초복에 실천 못한 이들은 그때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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