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연재(변호사, 전 국민의당 부대변인)
◆ 강연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확히 언제 탈당하신 거예요?
◆ 강연재> 지난주 목요일에요, 팩스 탈당했는데.
◇ 김현정> 팩스로?
◆ 강연재> 네.
◇ 김현정> 어떻게 팩스로 하셨어요?
◆ 강연재> 말 그대로 조용히 탈당하려고 했는데 그게 언론에 나가면서 시끄러워졌네요.
◇ 김현정> 조용히 그냥 탈당하시려고? 왜 조용히 하시려고 했습니까?
◆ 강연재> 탈당이라는 것 자체가 제 개인에게도 안 좋은 일인 거고 또 저는 개인적인 판단에서 탈당을 하지만 여전히 이제 당에 계속 계시면서 당을 위해서 노력하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괜히 저의 결정이 마치 당 전체에 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봐.
◇ 김현정> 그래서? 다른 분들 생각해서?
◆ 강연재> 최대한 그런 걸 좀 최소화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제가 질문 드릴게요. 왜, 왜 탈당을 결심하셨어요?
◆ 강연재> 글쎄, 뭐 정치를 하시겠다는 분이 당을 선택하거나 당에 계속 몸담고 있을 때는 어쨌든 정치적 입장이나 소신을 당과 같이 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뜻을 펼치겠다는 거 아니겠어요? 우리나라는 또 정당정치고.
◇ 김현정> 그렇죠.
◆ 강연재> 저도 그런 맥락에서 국민의당이 처음 창당될 때 여러 가지 좋았던 기치나 가치 같은 것들에 동조하고 참여해서 지난 총선에도 출마했고 지금까지 대선까지 거치면서 쭉 왔는데 그렇게 이제 1년 이상을 국민의당을 봤는데 아무래도 시작할 때 좋았던 뜻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우리의 정체성이 뭔가 그런 논란들이 있었고 실제로 내부에 보면 뭐 강경 진보이신 분들도 계시고 저처럼 중도나 중도보수까지도 있으세요. 이런 어떤 정체성의 문제가 계속 정리되지 않고 오면서 총선 이후 사실상 호남지역구 의원님들이 거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비례대표 의원들로 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니까 첫 번째는 정체성의 혼란. 이 당이 도대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정립이 안 되더라, 이 부분?
◆ 강연재> 네, 저의 어떤 정체성이랄까. 뭐 국민의당이 가야 할 길에 대해서 생각했던 부분과 좀 맞지 않게 흘러왔고 대선 과정도 있었죠.
◇ 김현정>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 탈당까지 결심하셨을 것 같지 않은 것이 사실 강 변호사는 <안철수는 왜>라는 책을 쓰셨을 만큼 안철수 키즈, 안철수 사람, 안철수 의원을 잘 이해하고 새 정치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고 스스로도 말씀하셨고 밖에서도 그렇게 봐왔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이 첫 탈당을 결정하셨을 때는 단순히 정체성 혼란 정도는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또 결정적인 계기가 있습니까?
◆ 강연재> 개인적인 정체성 혼란보다는 정당이 가져가는 모습들에서 처음에 우리가 하려고 했던 정말 새 정치, 합리적 세력, 제3의 중도정당, 이런 패권 세력을 타파하는 그런 흐름이 사실상 저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봤고.
◇ 김현정> 새 정치가 성공하지 못했다?
◆ 강연재> 그렇죠. 안철수의 새 정치는 저뿐만 아니라 국민들께서도 원하고 또 응원하셨던 분들이 많고 지금 당에도 그런 분들이 모여계신 건데 새 정치라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꼭 정치뿐만이 아니라 어디를 가든 기존에 있던 기득권이나 관행, 구태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다 깨고 뭔가 새롭고 진일보한 것을 자리잡게 한다는 것이 굉장히 힘든 과정인데 어쨌든 그 중심에 이제 안철수라는 대선 주자급 정치인을 중심에 두고 모였었는데 이게 물론 개인 한 명에 역량에 다 달려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런 어려운 일들은 안착시키는 데 있어서는 정말 사생결단과 같은 각오나 결기, 그 어떤 용기들이 필요하고 어려운 일인데. 그렇게 하기에는 안철수라는 정치인 그리고 주변에 있었던 저를 포함한 그런 분들의 역량이나 이런 것들이 다 부족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새 정치가 실패했다? 안 보이더라?
◆ 강연재> 국민의당이 현재까지는 새 정치에 다가가지 못했다고 저는 보는 거죠.
◇ 김현정> 안철수 전 대표. 사실은 결정적인 게 이번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으로 국민의당이 흔들리게 된 건데 안철수 전 대표가 아직까지 사과나 어떤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좀 실망을 하신 걸까요?
◆ 강연재> 실망을 했죠. 많은 분들이 저런 대응을 하는 것은 좀 부적합하다고 얘기를 하셨던 것으로 저도 아는데요. 일단 그 부분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유미 씨나 이준서 위원의 잘못이 있다면 물론 이제 수사를 통해서 가려지고 처벌이 되면 되는 문제인데 어쨌든 대선 과정에 국민의당이 선거 주인공은 안철수 전 대표시잖아요.
◇ 김현정> 물론이죠.
◆ 강연재> 그리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이렇게 나섰던 분이고. 이 젊은 청년들이 이런 어리석고 굉장히 잘못된 일에 들어선 것이 결국 따지고 보면 후보나 당에 대한 과잉 애정이랄까요? 과잉 충성, 이런 마음에서 이제 비롯된 잘못된 행동인데 어쨌든 처벌이라든지 거기에 관여했다 이런 문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렇게 청년들이 이런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저는 어쨌든 빠르게 직접 나오셔서 뭐가 됐건 다 나의 잘못이다. 그리고 이 젊은 청년들에 대해서 가해지는 여러 가지 도덕적 비난 같은 부분은 내가 다 받겠다, 나를 비난해 달라 이런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런 것이 제가 보기에는 인간미고 또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보고요. 국민들이 보고자 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 김현정> 리더십의 실종입니까?
◆ 강연재> 뭐 실종까지는 제가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지만 안철수란 정치인이 소통이나 공감이나 이끌고 가는 모습 또 포용하는 모습 이런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은 당 내외에 계속 있어왔다고 봅니다.
◇ 김현정> 왜 안 하실까요, 안 전 대표. 왜, 본인의 선거였잖아요. 그러면 도의적으로라도 사과 입장 낼 수 있는데 왜 안 하시는 걸까요? 잘 아시잖아요, 안 대표를.
◆ 강연재> 저도 사실 지금 안 대표님하고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이는 아닌데요. 지난 대선 때 저는 대표적으로 범중도보수 진영의 통합 후보가 돼야 한다, 우리가. 그런 입장이었고. 안철수 의원님을 중심으로 해서는 자강론을 강하게 고집하시면서 그때도 부딪혔었고. 그래서 지금 제가 측근이고 뭐 안철수 사람이고 그렇지는 않다고 봐야겠고요.
◇ 김현정> 모르시겠어요? 강 변호사님도 모르시겠어요?
◆ 강연재> 네, 지금 왜 그러시는지는 모르지만 그거야 본인이 판단을 그렇게 하셨겠죠.
◇ 김현정> 강연재 전 부대변인의 탈당이 끝이 아닐 거다, 이게 신호탄일 뿐이다, 이런 관측 동의하십니까?
◆ 강연재> 글쎄, 어떤 근거에서 나온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당 안에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가지 이제 의견들이 좀 부딪혔고 또 저도 서울지역의 원외위원장이었는데 전국에 호남 외 지역에 다 위원장들이 있어요. 그분들이 다 지역 일선에서 굉장히 밑바닥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인데 이분들이 대선 과정 거치면서 중앙당이나 당의 지도부 책임자, 안철수 후보 이런 분들에게 느꼈던 실망이라는 게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데다가 지금 이유미, 이준서 이런 사건이 또 터지고 여기에 대한 당의 대응도 계속 말이 많고. 그러다 보니 내부적으로는 당에 실망하신 분들은 있으시겠죠. 하지만 본격적인 탈당으로 이어질 것까지는 제가 잘 모르겠네요.
◇ 김현정> 주변에서 가까운 분들하고 얘기를 나누어보셨을 것 아니에요?
◆ 강연재> 대선이 끝나고 나서부터 저는 이제 저의 이런 심정과 관련해서는 아시는 분들하고 얘기를 했었죠.
◇ 김현정> 그런 분들 중에는 술렁이는 분 안 계세요?
◆ 강연재> 그분들은 당장 입지를 어떻게 결정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시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말씀하시기 좀 불편한 부분일 것 같은데.
◆ 강연재> 네네.
◇ 김현정> 시간이 한 1분 남았는데 제가 딱 두 질문 드리겠습니다. 우선 어디 가시는 건가? 민주당에 혹시 입당하시나요?
◆ 강연재> 아유, 그런 일은 없을 것 같고요.
◇ 김현정> 그런 건 없고. 바른정당 가시는 겁니까?
◆ 강연재>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하거나 한 건 없습니다.
◇ 김현정> 아... 이것과 또 한 가지 지금 가장 많이 들어오는 청취자 질문. 이것도 조금 불편한 질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드리죠. 배에서 열심히 뛰던 사람이 배가 난파선 되는 것 같으니까 제일 먼저 뛰어내리는 것 아니냐. 이거 좀 의리의 문제 아니냐. 이거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강연재> 그런데 제가 국민의당의 당적을 갖고 있다고 해서 당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저는 이런 생각도 했고요.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정당이라는 곳이 기본적으로 어쨌든 비슷한 정견과 생각을 가진 분들이 뜻을 같이 하면서 가는 정치집단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집단과 맞지 않을 때 제가 계속 정당에다가 쓴소리를 하고 그러는 것도 한계가 있고.
◇ 김현정>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알겠습니다.
◆ 강연재> 개인의 차원으로 정리를 하는 게 오히려 당에 대한 예의 아닌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강연재 부대변인님 고맙습니다.
◆ 강연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제는 뭐 더 이상 국민의당 사람은 아니네요. 전 부대변인을 했던 강연재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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