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이더맨과 하이파이브했어요!"
- 아빠 곁에 오래오래…기적 일어나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원기 (소아조로증), 홍성원 (아버지)
◆ 홍성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 원기. 그러니까 몇 년생인 거죠?
◆ 홍성원> 원기가 이제 2006년생입니다.
◇ 김현정> 06년생. 5학년?
◆ 홍성원>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신체 나이가 7, 80대다. 이게 저는 무슨 말인지 말 이해가 안 됐어요.
◆ 홍성원> 소아조로증이라는 노화가 일찍 진행되는, 빨리 진행되는 그런 병이고요. 그래서 그것이 보통 사람들보다 한 7배가 빨리 노화가 진행이 되니까 그냥 산술적으로 대입해 보면 그렇게 되는 거겠죠.
◇ 김현정> 7배 빠른 노화…우리나라에는 원기 딱 한 명?
◆ 홍성원> 네, 그렇더라고요.
◇ 김현정> 그럼 전 세계적으로도 몇 명 안 되겠어요?
◆ 홍성원> 전체적으로 한 100명 정도를 찾았나…더군다나 아시아에서는 한 5명도 안 되는 걸로 제가 알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 정도 희소병이군요. 그 정도 희소병. 그런데 신체적으로는 그렇지만 원기는 분명 12살이죠. 만화영화 좋아하고 게임 좋아하고 장난감 좋아하는. 그런 원기의 소원 중 하나가 '아빠, 스파이더맨을 만나고 싶어요' 였어요?
◆ 홍성원> 스파이더맨에 한참 빠졌을 때는 제가 이제 좀 힘든 게, (웃음) 벽을 자꾸 타가지고 벽을 걷는 것을 계속 해 달라는 거예요. 아무 때나 어떤 장소에서나. 딱 착지하는 그 포즈가 있는데.
◇ 김현정> 있죠. 스파이더맨이 딱 하고. 알아요, 알아요, 그거.
◆ 홍성원> 그리고 계속 손에서 거미줄 나가고. 그냥 스파이더맨을 만나고 싶다 정도가 아니고 자기가 반쯤은 스파이더맨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이미 나는 스파이더맨? (웃음) 스파이더맨 옷은 당연히 있겠네요?
◆ 홍성원> 미국에 보스턴에서 갔을 때 (스파이더맨) 내복 한 벌을 샀는데 그게 겨울 내복인데 거의 그것만 입고 살았으니까요.
◇ 김현정> 구멍날 때까지 입었나요?
◆ 홍성원> 네, 지금 구멍이 많이 났어요.
◇ 김현정> 귀여워요, 원기. 그렇게 스파이더맨을 오매불망 그리워했는데 스파이더맨 영화가 개봉이 되고 그 주인공이 내한을 한 겁니다. 내한했다고 해서 그냥 찾아가서 만나주세요 한다고 만나주진 않았을 텐데, 외국 배우라.
◆ 홍성원> 크라우드소셜펀딩 그런 업체에서 제가 쓴 책에 보면 콜롬비아에서 똑같이 소아조로증을 앓고 있는 미구엘이라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를 제가 그 책에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그것을 한번 추진해 보자, 제안해 주셨고. 또 정말 원기의 소원이 뭐냐 물어보셔서, 스파이더맨을 만나보고 싶어 한다. 말했는데 그런데 이렇게 빨리 추진이 됐어요.
◇ 김현정> 그 스파이더맨을 실제로 만난 원기의 느낌은 어땠을지, 소감은 어땠을지 이건 아버님한테 전해 듣기보다는 아버님, 혹시 원기 군을 잠깐 좀 바꿔주실 수 있을까요?
◆ 홍성원> 네, 그러면 지금 제가 조금 이동해도 될까요?
◇ 김현정> 네. 잠깐 이동해서 원기한테 좀 가주세죠.
◆ 홍성원> 네, 알겠습니다. 원기야, 어떤 분이 너 스파이더맨 만난 기분이 어떠냐고 전화로 한번 물어보시거든? 지금 그냥 네가 편하게 얘기하면 돼.
◆ 홍원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 원기! 안녕?
◆ 홍원기> 누구?
◇ 김현정> 방송하는 아줌마야. 원기야. (웃음)
◆ 홍원기> 네.
◇ 김현정> 스파이더맨 만났잖아.
◆ 홍원기> 네.
◇ 김현정> 만나보니까 기분이 어땠어요?
◆ 홍원기> 제가 유명한 사람들을 만난 게 세 번째예요.
◇ 김현정> 세 번째예요, 유명한 사람 만난 게. 첫 번째, 두 번째는 누구였어요?
◆ 홍원기> 첫 번째는 축구선수 구자철 선수.
◇ 김현정> 구자철 선수. 두 번째는?
◆ 홍원기> 그리고 유튜브에 많이 나오는 도티라고 크리에이터.
◇ 김현정>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가 스파이더맨이었는데 그 제일 좋아하는 스파이더맨을 만난 거예요?
◆ 홍원기> 네.
◇ 김현정> 딱 만나고 하이파이브 하니까 그때 기분이?
◆ 홍원기> 정말 좋았어요.
◇ 김현정> 정말 좋았어요, 정말 좋았어요? 아니, 스파이더맨이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어디가.
◆ 홍원기> 거미줄 쏘고 날아다니잖아요.
◇ 김현정> 거미줄 쏘고 날아다니고. 그렇죠, 신기하죠?
◆ 홍원기> 네.
◇ 김현정> 그 스파이더맨 손 딱 잡아보고 만져보니까 어떻던가요?
◆ 홍원기> 튼튼해요.
◇ 김현정> 튼튼해요? (웃음) 원기 만약 진짜 커서 스파이더맨이 된다면 어떻게 해 보고 싶어요. 뭘 해 보고 싶어요?
◆ 홍원기>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싶어요.
◇ 김현정> 높은 건물에서? 그냥 뛰어내려도 떨어지지 않는. (웃음) 원기 군 그거 참 좋네. 그래요. 원기야, 장래희망은 뭐예요?
◇ 김현정> BJ면 게임방송 진행하고 그러는 거?
◆ 홍원기> 네. 제가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이 하는 일이에요.
◇ 김현정> 두 번째로 만났던 그 유명인이 하는 일이 BJ였구나. 게임 잘해요?
◆ 홍원기> 네, 잘하기도 하고 좋아해요.
◇ 김현정> 좋아하기도 하고. 그래요. 그러면 커서 유명한 BJ 돼서 우리 다시 한 번 인터뷰하는 거예요.
◆ 홍원기> 네.
◇ 김현정> 씩씩하게 잘 자라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 홍원기> 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홍성원> 여보세요.
◇ 김현정> 아버님.
◆ 홍성원> 네.
◇ 김현정> 조금 이동하셔도 되겠어요, 원기 없는 곳으로.
◆ 홍성원> 네네.
◇ 김현정> 예. 원기가 그냥 티없이 맑아요.
◆ 홍성원> 네, 그렇죠.
◇ 김현정> 자신이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건가요?
◆ 홍성원> 병명은 알아요. 좀 몸도 약하고 일찍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는 건 아는데 그런데 제가 원기를 위해서 그동안 했던 일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 김현정> 어떤 일들 하셨어요?
◆ 홍성원> 그걸 조금이라도 치료해 보고자 해서 배에서 지방을 다 빼가지고 줄기세포를 배양해가지고 그것도 맞춰보고, 한 2년 정도 맞춰보고. 아무튼 그런 일들을 통해서 원기는 자기가 나을 수 있을 어라고 아직은 생각하고 있는데…그런데 그냥 저는 그런 희망을, 그냥 간직하면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 김현정> 물론이죠.
◆ 홍성원> 그래서 그냥 그렇게 생각을 하게끔 해 주는 거예요.
◇ 김현정> 참 아버님이 이제 대단하신 게 저도 그 책을 봤습니다마는 그러니까 아이 옆에서 그냥 옆에서 조용히 간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좋은 것을 만들어주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치료법을 찾아다니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시더라고요.
◆ 홍성원> 네. 처음에는 참… 제가 또 더군다나 제가 목사이기 때문에 더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었는데.
◇ 김현정> 왜 나에게 이런 일이?
◆ 홍성원> 그러니까 '왜 나에게 하나님이 이런 일을 주셨을까'라는 생각이죠. 그런데 이 녀석이 너무 활발하고 그리고 자기 의사표현을 너무 잘하는 거예요.
◇ 김현정> 너무 잘해요. 지금 저도 깜짝 놀랐어요, 너무 똑똑해서.
◆ 홍성원> 그래서 어떻게 그냥 해 줄 수밖에 없어요, 제가 아빠니까. (웃음) '뭐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뭐 이거 해 달라' 그러니까 그러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제가 뭘 크게 생각한 게 아니라.
◇ 김현정> 아이 이렇게 쳐다보고 있으면 너무 예쁘죠?
◆ 홍성원> 가슴이 저려오죠. 원기를 보고 있으면 정말 가슴이 저려오고 웃을 때, 행복해할 때 그걸 그냥 딱 그 상태에서 그걸 그냥 계속 그 상태로 있고 싶은 마음들, 그런 것들이 막 생기죠.
◆ 홍성원> 네. 원기가 사실은 지금 12살이면 이 병의 정보에 의하면 3년에서 길면 5년이거든요.
◇ 김현정> 아… 이렇게 숨 쉬며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 홍성원> 네. 그런데 정말 제 소원은… 음… 스무 살 넘겨보고 싶고… 음… 가능하다면 서른 살 넘겨보고 싶어요. 왜냐하면 지금처럼 머리카락 없고 키도 한 1m밖에 안 돼도 그냥 그렇게 제 곁에서 좀 오랫동안 살아 있었으면 좋겠네요.
◇ 김현정> 아… 아버님.
◆ 홍성원> 네.
◇ 김현정> 원기 소원 못 이룰 줄 알았는데 스파이더맨 진짜 만났잖아요.
◆ 홍성원> 네.
◇ 김현정> 그것처럼 지금 우리 원기 아빠의 소원도 저는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그 이상이 이루어지리라 믿고 싶습니다.
◆ 홍성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용기 잃지 마시고요. 원기 아까 씩씩한 거 보셨잖아요. 원기만큼 씩씩하게 살아가셔야 됩니다.
◆ 홍성원>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감사드리고요. 원기한테도 안부 전해 주세요.
◆ 홍성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에 단 한 명밖에 없는 소아조로증 환자 홍원기 군. 스파이더맨을 만난 그 장면이 많이 화제가 됐어요. 아빠의 이야기, 홍성원 씨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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