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도, 양묘장도 몰랐던 '통영 동백나무'의 베를린行

김정숙 여사가 윤이상 묘역에 심은 동백나무 뒷이야기 화제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공식방문을 시작한 지난 5일(현지 시각) 김정숙 여사가 작곡가 윤이상 선생이 안장된 베를린 교외도시 스판다우의 가토우 공원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통영의 동백나무를 베를린에 심게 된 배경과 뒷이야기가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베를린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가토우 공원묘지에 위치한 작곡가 고(故) 윤이상 선생의 묘소에 들러 '통영 동백나무'를 심었다.

청와대 측은 통영 자생 동백나무를 구하기 위해 출국 이틀 전인 지난 3일 "1m 내외의 동백나무를 구해달라"고 통영시청에 급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통영시는 산양읍의 한 개인 양묘장에서 비슷한 크기의 동백나무를 구입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청와대 측은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통해 묘목을 독일까지 옮긴 뒤 고인의 묘비 앞에 심었다.

당시 김 여사는 "윤이상 선생이 생전에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 고향의 동백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가져오게 됐다"며 동백나무를 윤 선생 묘소에 심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통영시 직원과 양묘장 주인은 기사로 해당 소식을 접하기 전까지 이 나무가 독일에 심어진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영시청 관계자는 "처음 묘목 구매 전화를 받았을 때는 이 나무가 어디에 심어질지, 어떻게 쓰일지 전혀 몰랐다"면서 "동백나무는 통영시의 시목(市木)이다. 이왕 독일에 갔으니 잘 커서 꽃도 잘 피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이상 선생은 1967년 동백림(옛 동독의 베를린)을 거점으로 대남적화 공작을 벌였다는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평생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독일에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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