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진술을 3번이나?' 부안여고, 2차 피해 우려

(사진=전북교육청 제공)
전북 부안여고의 성추행 피해 주장 학생이 갈수록 늘어가는 가운데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과 교육당국의 엇박자 탓에 피해 학생들이 같은 내용을 수차례 진술해야 하는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10일 부안여고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 학생에 대한 면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교육당국 차원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전북경찰청은 이 학교 2, 3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여 명이 성추행 피해를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이 학교 1학년 학생 25명을 포함해 40여명에 대해 대면조사를 벌여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할 계획이다.


문제는 경찰과 교육당국의 조사가 따로 돌면서 피해 학생들이 아픈 기억을 수차례 되풀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사건을 처음 드러내며 전북교육청 학생인권센터에 신고한 1학년 학생들의 경우 비슷한 내용으로 3번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조사 시 수사기관이 영상녹화를 의무화해 수차례 진술을 방지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경찰 조사를 통해 피해가 드러난 학생들로만 조사를 최소화할 계획이다"며 "경찰에서 확인이 된 상황은 구태여 조사할 필요는 없겠지만 확인 못한 부분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안여고 학생들은 되풀이 되는 조사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학교 한 학생은 "지난 번 조사 때도 시험 끝나고 두 시간 정도 남아서 조사를 했다"며 "그냥 (조사) 안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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