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문 닫혔다면 뒷문, 한반도 P턴 플랜
- 1년, 삶의 질 구체적으로 바꾸고싶어
- 3선도전? 아직 미정. 확정되면 바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원순(서울시장)
◆ 박원순>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저는 대통령 특사로 시장이 가는 경우는 처음 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서? 아세안 특사 다녀오시고 유라시아 도시까지 다녀오셨어요.
◆ 박원순> 네, 그렇습니다. 러시아하고 우즈베키스탄 다녀왔는데요. 아세안 유라시아 지역이라는 곳이 어찌 보면 한반도의 비핵화 그리고 평화정착을 위한 전략적인 협력 요충지라고 저는 보거든요. 또 동시에 지금 우리 한국 경제 굉장히 침체되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박원순> 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 너무 4강 중심의 외교가 이루어지다 보니까 이 나라들과는 적극적인 교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에 대통령 특사로 가면서 대한민국이 이제 4강 중심의 외교를 좀 다변화하고 있다, 이런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했고요. 그리고 또 실제로 이런 나라들이 베트남이라든지 우즈베키스탄 이런 나라들이 정말 저도 엄청난 환대를 받았는데요. 그만큼 대한민국과 서울시로부터 정책을 배우겠다, 이런 열의도 참 대단했습니다. 이걸 잘 활용해야죠, 우리가.
◇ 김현정> 그렇죠. 아세안 나라들에서 환대 받고 여러 가지 소통의 채널들 마련하셨고. 러시아 가서는 북방 뉴딜 개념을 제시하면서 유라시아 철도 연결이 중요하다 이걸 강조하고 오셨더라고요.
◆ 박원순> 저는 북한을 향해서 이렇게 앞문이 국회가 닫혀 있으면 뒷문이라도 우리가 열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지금 남북 관계가 경색되고 이런 적대관계가 계속 악화될수록 오히려 저는 중국이나 러시아라고 하는 동북아라는 큰 틀에서 우리가 기회를 찾고 또 뭔가 변화를 만들어내는 저는 한반도 P턴 플랜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이런 게 필요하다.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유라시아 철도 연결이라고 보거든요. 이게 서울역을 출발점으로 해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나 중국 횡단철도가 연결되고 그렇게 되면 사람과 물류가 오가게 되잖아요.
◇ 김현정> 북한을 뚫고 가는 거죠. 통과해서 가는 거죠.
◆ 박원순> 그렇죠. 그래서 이렇게 저는 철도가 연결되면 그 과정에서 정말 새로운 문명이 탄생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되면 동시에 동북아 안보라든지 이런 경제의 불확실성도 타개할 수 있고 동시에 평화와 공영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죠.
◇ 김현정> 굉장히 좋은 제안.
◆ 박원순> 이런 훤한 길을 안 가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좋은 제안인데 문제는 북한 아니겠습니까? ICBM이다 북핵이다 지금 갈등이 심상치가 않은 국면. 앞에서 들으셨겠지만 원유공급을 중단해야 된다라고 지금 미국, 일본이 얘기까지 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이 구상이라는 게 조금 이상적인 거 아닌가. 너무 이른 거 아닌가?
◆ 박원순> 오히려 그래서 제가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앞문이 그렇게 닫혀 있다는 거죠. 뒷문이라도 열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게 바로 중국과 러시아. 특히 러시아라고 하는 우리가 그동안은 사실 러시아와의 관계를 조금 소홀히 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북방외교, 북방뉴딜이 또 의미가 있다는 것이죠. P턴이라는 것도 그런 거잖아요. 바로 직진이나 그게 아니면 P턴을 해서 뭔가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 이런 것이죠. 그게 외교의 힘 아닙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화와 제재를 동시에 하자. 그런 의미에서 유라시아 철도 같은 게 유효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 박원순> 그래서 아마 9월에 열리는 푸틴 대통령이 주도하는 블라디보스톡의 동방경제포럼이라는 곳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아마 참여하시는 것으로 이렇게 결정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나저나 박원순 시장님 유라시아 철도 말씀도 하셨습니다만 임기가 이제 1년밖에 안 남은 상황이라. 가장 중점을 둬서 추진할 것의 포인트를 찍어서 매진하셔야 될 것 같아요. 어떤 걸 생각하세요?
◆ 박원순> 1년이면 사실 적지 않은 세월입니다, 사실. 저는 그동안 사람 특별시, 서울시를 이렇게 만들겠다 이렇게 말씀을 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저는 그쪽에 집중할 생각인데요. 그것은 도시의 중심 축이 이제 성장과 개발이라는 것에서 사람 중심으로 이동하는 그런 전환기였다 저는 이렇게 보거든요. 그래서 크게 말씀드리면 우리가 그동안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하루아침에 완전히 쓸어내고 다시 짓는 이런 뉴타운이나 재개발 대신에 저는 사람이 쫓겨나는 일 없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도시재생이나 마을공동체로 바꿨고요. 그리고 그동안 20조 채무는 12조대로 줄여가지고 그걸 복지를 두 배로 늘렸거든요. 그래가지고 공공임대주택을 지금 용산에 가구수가 26만 명인데 26만 세대가 만들어졌습니다, 국공립 임대주택이. 그 다음에 국공립 어린이집도 지금 1000개가 돌파가 됐고요. 이렇게 저는 시민의 삶의 질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을 해 왔는데 그걸 제대로 해서 완성해야 되겠죠.
◇ 김현정> 사람중심의 도시. 아마 지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서울시 유관기관들. 그것도 아마 그 선상에서 지금 정책을 발표하신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런데 시장님.
◆ 박원순> 네네.
◇ 김현정> 지금 1년이 짧지 않다 그러셨잖아요.
◆ 박원순> 네네.
◇ 김현정> 그런데 사람 중심으로 정말 제대로 된 도시 완성하려면 제가 볼 때는 짧아요. 제가 무슨 질문하려고 하는지 아마 아실 거예요.
◆ 박원순> 그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가지고요.
◇ 김현정> 요즘 어딜 가나 제일 많이 들으시는 질문.
◆ 박원순> 맞습니다.
◇ 김현정> 서울시장 3선 도전하십니까?
◆ 박원순> 글쎄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뭐가 되겠다고 하기 보다는 무엇을 할 것인가 사명에 대해서 늘 고민을 하는 그런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3선이냐 아니냐 이런 단순한 프레임을 넘어가지고 지금 큰 시대 전환기잖아요. 여기에서 제가 무엇을 하는 것이 적절한가. 그래서 주변에 시민들이나 또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듣고 있고요. 결정하는 대로 곧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언제쯤 결정할 생각이세요?
◆ 박원순> 그건 뭐, 시간은 곧바로도 될 수 있고 제가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곧바로도 될 수 있다? 그러면 안 할 수는 있는 거고요, 그 선택지에는? 3선 도전이 아닌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는 거고?
◆ 박원순> 꼭 그렇게 물으세요?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곧바로 결정할 생각이시다? 시민들의 말을 바탕으로 해서 결정하시겠습니다만 이제 이런 얘기는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당내 기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했던 분이 박원순 시장이시기 때문에 시장보다는 재보선에 출마해서 국회의원으로 활동영역을 좀 넓혀볼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조언들도 주변에서 받으신다면서요.
◆ 박원순> 저는 기본적으로 어떤 정치공학적인 그런 접근보다는 정말 이 시대에 비전이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우리 국민들의 정말 먹고사는 문제 그다음에 이 불평등과 불공정인 사회를 제대로 바꿔줄 수 있는가 이런 게 저는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일을 하는 것이 저는 서울시장으로서의 이걸 계속 할지 아니면 또 다른 차원에서 뭐 그런 길을 열지 그건 고민은 하고 있는데요. 그리고 그게 또 제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물론 그렇죠.
◆ 박원순> 결국은 시민들, 국민들의 생각이 어떤지 널리 들어보고 저는 그렇게 결정해도 늦지 않고 오히려 지금 1년을 하루같이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직 결정 안 내리신 상태기 때문에 뭐라고 똑부러지게 말씀을 못하실 것 같습니다만 얼마 전에 이재명 시장이 저희 뉴스쇼 출연한 인터뷰 혹시 들으셨어요?
◆ 박원순> 네, 나중에 뭐 그런 얘기 했다고 들었어요.
◇ 김현정> 인터뷰 들으셨죠?
◆ 박원순> 네.
◇ 김현정> 박원순 시장님이 서울시장에 다시 도전하신다면 경쟁할 생각은 없다, 이런 얘기를 분명히 하셨습니다. 이재명 시장님이 지금 뉴스쇼 듣고 계실 거예요. 뭔가 답가랄까요? 한 말씀 하신다면?
◆ 박원순> 저는 뭐 피선거권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출마하고 경쟁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걸 누가 하라 마라 할 수는 없는데요. 이재명 시장은 저와 친분도 깊고 또 현명한 사람이니까 알아서 스스로 잘 판단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이시죠? 스스로 알아서. 그러니까 지금...
◆ 박원순> 그걸 제가 그러면 하라...
◇ 김현정> 아, 하라 마라가 아니다?
◆ 박원순> 하지 말라 그렇게 어떻게 말합니까?
◇ 김현정> 그 얘기는 내가 3선 도전하면 양보하겠다고 했는데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으시다 이런 말씀으로 들어도 되는 건가요?
◆ 박원순> 언제 그런 얘기가 있었습니까?
◇ 김현정> 3선 도전을 박 시장님이 하시면 이재명 시장은 도전 안 하시겠다, 지금 이런 말씀하셔서.
◆ 박원순> 그런 얘기, 그게 그런 얘기가 있었나요?
◇ 김현정>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 박원순> 아니, 뭐 제가 만약에 한다고 하면 고마운 일이긴 한데. 저는 사실 이번 아마 선거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여러 가지 치열한 경쟁이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그런 걸 마다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특히 1000만 도시의 운명을 맡을 수밖에 없는 그런 서울시장이라고 하는 직책에 경쟁 없이 당선될 수 있다고 하는 저는 그런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김현정> 경쟁 없이 내가 나와서 누가 양보하고 이런 식으로 이게 될 문제가 아니다고 보시는 거군요. 치열한 경쟁은 반드시 따를 것이다? 출마한다면 그런 각오는 하고 나간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 박원순> 당연히 그래야 되겠죠.
◇ 김현정> 이재명 시장님이 굳이 양보하고 이러지 않으셔도 되겠는데요,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 박원순> 아니, 스스로 양보해 주면 고마운 일이지만 지금 이미 제가 알기로는 서울시장 선거에 많은 사람이 준비하고 있다고 듣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건 좋은 일이죠. 저는 서울시장이라는 이 선거를 통해서 시민에게 각자의 좋은 비전을 제시하고 그 판단을 받는 것이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고 또 계기이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 박원순> 저도 그런 판단을 만약에 출마한다고 하면 당연히 받아야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고요. 또 귀한 시간 마련하죠. 고맙습니다.
◆ 박원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시 박원순 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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