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을 정국 돌파의 파트너로 삼으려던 여당, 찬물 뒤집어쓴 모양새
- 검찰 수사 관련 발언도 스스로 운신의 폭 좁히는 것
- 청와대가 '협치'로 풀기도 더 어려워지는 상황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7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 전략그룹 '더 모아')
◇ 정관용> 윤태곤 실장 어서 오십시오.
◆ 윤태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추미애 대표 때문에 정국이 막히고 있죠?
◆ 윤태곤> 어제 추 대표가 아침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국민의당에 공세를 펼치면서 “박지원 전 대표, 안철수 전 후보, 머리 자르기다, 꼬리자르기가 아니라” 이런 발언을 했거든요.
국민의당이 이제 격분을 했어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다. 국민의당이 강하게 반발을 하고 국회 일정이 중단이 되고 민주당 내에서도 이게 전체의 뜻이 아니고 그런 거다 이런 반응이 나왔던 게 어제까지예요.
◇ 정관용> 그런데 추미애 대표가 오늘 또 더 센 발언 했다고요?
◆ 윤태곤> 그렇죠. 국민의당이 사실 어제 사퇴하라, 정계 은퇴하라, 사과하라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볼 때 사퇴나 정계은퇴는 사실 정치적 공세라고 보고 유감 같은 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늘 발언이 더 셌어요.
박지원, 안철수 두 사람 당시 지도부를 향해서 미필적 고의에 대한 건 반드시 수사가 돼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어제 발언은 공방 수준이라고 보고 조금 심한 거 아니냐 이 정도로 보는데 오늘 발언은 좀 문제가 된다고 봐요. 왜냐하면 추 대표가 지금 여당 대표 신분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형사책임, 수사에 대한 언급은 부적절하다는 거죠. 당의 부대변인이나 일반 의원 정도면 몰라도 여당 대표니까요.
◇ 정관용> 검찰에 대한 협박, 압력 이렇게도 이해될 수 있는 거죠.
◆ 윤태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원인제공은 어쨌든 국민의당 이죠.
◆ 윤태곤> 그렇죠. 그걸 부인한 사람이 없죠. 국민의당이 다 비판하고 국민의당 내에서도 우리가 잘못한 거 없다 이런 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앞으로 책임져야 되는데 이제 추 대표의 발언이 두 가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데. 첫 번째 앞서서 말씀드렸지만 여당 대표의 발언으로 적절한가. 어제 발언이 좀 과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오늘 더 세게 나갔다는 게 저는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지금 정치 상황을 볼 때.
두 번째 부분이 그러니까 지금 증언 조작 수사 이후로 국민의당의 스탠스가 꽤 변했거든요. 김상곤 교육부 장관 같은 경우도 불가에서 돌아서가지고 청문보고서 채택하는 상임위의 야당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해서 통과가 됐단 말입니다.
◇ 정관용> 상임위원장이 국민의당 소속이고. 그러니까 이건 청문보고서를 일단 부적격 의견까지를 포함하기는 했지만 채택은 했죠.
◆ 윤태곤> 길은 열어준 거죠. 추경 심사에도 참여할 뜻을 밝혀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치전략상 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의당을 정국 돌파의 파트너로 삼으려고 하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니까 어제 우원식 원내대표가 곤혹스러워하고 불쾌감을 드러내고 그랬던 건데.
그리고 우리가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청와대의 첫 번째 반응이 뭐였냐 하면 자체조사하고 사과한 것에 대해서 평가한다. 협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랬어요.
◇ 정관용> 세게 반응을 안 한 거죠.
◆ 윤태곤> 그렇죠. 그리고 협치라는 단어를 썼단 말입니다. 청와대가 왜 그랬겠습니까? 좋아서 그랬겠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전략적 차원에서 이야기한 걸 거란 말이죠.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당 안에서도 조금 문제 있다라고 하는 시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미애 대표가 연일 강공을 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 윤태곤> 그러니까 지금 온라인상의 여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할 말했다, 시원하다 이런 반응이 상당합니다. 정청래 전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서 추 대표를 지원사격 했어요. 그런 식으로 국민의당을 더 몰아붙일 수 있겠죠. 애초에 잘못은 국민의당이니까.
그런데 그 이후가 잘 안 보이거든요. 지금 당장 선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하나 더 나아가서 본다면 만약에 검찰수사 결과가 추 대표가 말한 것하고 다르게 나온다면? 검찰이 지금 국민의당 눈치 볼 일은 없는 거잖아요, 상식적으로 볼 때.
◇ 정관용> 말이 안 되죠.
◆ 윤태곤> 그렇죠. 그러니까 그렇게 비판할 수도 없는 것이고. 지금 만약에 추 대표가 말한 쪽으로 수사 방향이 간다. 그러면 잘했다고 하겠습니까? 여당이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쪽도 아닌 거고 저쪽도 아닌 거고. 청와대 입장에서도 이게 조금 꼬였다는 생각을 할 거예요.
◇ 정관용> 추 대표가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
◆ 윤태곤> 왜냐하면 우리 한번 점쳐보자면 대통령이 귀국하시면 아마도 여야 대표를 초청해서 한미 정상회담부터 설명을 하고 대북기조에 대한 이해도 구하고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겠습니까? 아마도 그런 계획이 있을 거예요.
◇ 정관용> 그러면서 추경도 통과되게 해 달라, 정부조직법도 해 달라..
◆ 윤태곤> 인사청문 문제는 어떻게 보면 양보할 사안은 양보하고 그런 것까지도 플랜A, B 이런 게 있을 건데 그렇게 하려면 여당이 사실은 밑자락을 깔아놓는 거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정지작업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 보면 거꾸로 가고 있고 그럼 대통령이 와서 이걸 풀기는 더 어려워지는 면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국민의당도 제가 생각할 때는 이 일을 가지고 오래 끌고 갈 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이게 좀 정치 계산적으로 보면 숨통이 트이는 면은 분명히 있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확 좋아지는 건 아닌데 뭔가 정치적으로 원스텝, 투스텝으로 가야 되는 건데 오늘 한 번 더 꼬여버린 게 있고.
이러다 보니까 이제 민주당 내에서도 대표를 바로 뭐라고 하기도 어렵고. 그런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또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아이고,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이렇게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오늘 조금 신난 게 자유한국당이에요.
◇ 정관용> 뭐라고 그랬어요?
◆ 윤태곤> 국민의당을 우리 쪽으로 밀어주는 게 추미애 대표다. 야당 공조가 더 튼튼하게 됐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좀 복잡해지는 상황이네요.
◇ 정관용> 윤태곤 실장은 그러니까 여야 관계나 이모저모를 종합 고려했을 때 추미애 대표의 이틀 연이은 강공 발언은 문제가 있다, 이런 시각인데 이따 2부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출연하거든요. 박범계 의원은 “추미애 강경발언은 온당한 태도다..”
◆ 윤태곤> 당대표로서는 할 소리를 했다. 원내하고 당은 다르다.. 박범계 의원이 얼마 전에 최고위원이 됐거든요. 그래서 추 대표하고 호흡을 맞추시는 모양입니다. 저도 이야기 좀 들어보고 싶네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건 또 어떤 논리일지 2부 시간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윤태곤 실장 수고하셨어요.
◆ 윤태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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