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정국 풀 해법은 '조대엽 카드' 버리기?

문 대통령 귀국때까지는 '휴지기'…11일 이후 장관 임명 강행 여부가 정국 분수령

청와대의 김상곤 교육부장관 임명 강행 이후 꽉 막힌 정국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더욱 얼어붙었다.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7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는 여당은 뾰족한 해법이 없다보니 일각에서는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를 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여당 원내지도부는 일단 야당의 분위기를 살피며 주말동안 휴지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황진환 기자)
◇野3당 환노위원들, "조대엽 자진사퇴"…與 일부 의원 "전문성 떨어지는 게 가장 문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청문회와 추경, 정부조직법을 연계 해 놓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7월 임시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야당은 특히 조 후보자에 대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 환노위 간사들은 5일과 7일 연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위공직 후보자로서의 자격이 없는 조대엽 후보자는 자진사퇴할 것과 자진사퇴를 거부할 시 청와대 및 여당의 지명철회를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이들은 교수로서 한국여론방송 사외이사 겸직을 한 점, 보유주식에 대한 증여세 탈루 문제 등을 거듭 제기했다.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권 내에서도 '어려울 것 같다'는 반응과 함께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新) 3종 세트'로 같이 묶였던 송 후보자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과 개인사 등에 대해 어느정도 공감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달리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민주당 내 3선 의원은 "음주운전과 같은 신상 문제를 떠나서 조 후보자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라고 지적했다. 당 내 또 다른 재선 의원도 "민주당에 호의적인 정의당조차 반대하는 인물 아니냐, 청문회 때 대답하는 걸 봐도 노동에 대한 신념이나 철학이 부재해보였다"라며 "조 후보자 카드는 청와대가 거둬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환노위 소속 정의당 이정미 의원도 "조 후보자는 도덕성 문제와 관련해 핵심 의혹을 해명하지 못했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노동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전문성과 현장성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장기화된 노사분규로 노동계 중요 현안으로 꼽히는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 등의 문제에 대한 질문에 주저하며 답을 못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0일까지 송부해 달라고 국회에 다시 요청한 상태다. 10일은 문 대통령이 독일 순방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때 이후가 냉각된 정국을 풀어나갈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귀국 후 송영무‧조대엽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느냐 여부가 분수령"이라며 "만약 강행하면 7월 국회는 원만하게 운영되기 어려울 것" 이라고 경고했다.

당 내 한 초선 의원은 "이번에 대통령이 임명 강행을 안 하고 독일을 간 것을 보면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려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의원들이 후보자들에 갖는 호불호보다는 국민 여론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당 내에서는 야당이 지목한 '부적격' 후보자 낙마가 정국을 풀 열쇠가 되지는 않는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당 내 한 관계자는 "지금 후보자 한명 낙마시킨다고 풀리는 국정이 아니"라며 "국민의당은 추경에 협조하겠다고 했다가 추 대표의 말을 빌미로 안하겠다는 것이고, 바른정당도 추경에 참여하겠다고 했다가 김상곤 교육부 장관 임명으로 틀어진 것이고, 한국당은 애초에 안 하겠다는 것이었다. 각자 입장이 다르고 요구가 다르다"고 답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 역시 "인사청문회와 추경은 모두 성격이 다르다. 딜(거래)의 조건에 맞지 않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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