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우리가 얼마나 비겁하게 대처를 했는지, 또 보수 우파 진영 전체가 어떻게 농락을 당했는지도 처절하게 돌아봐야 할 시간을 갖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당의 목소리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개혁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다. 홍 대표는 대내적으로는 인적 쇄신을 포함한 개혁작업을 추진하면서 인사문제와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등 새 정부 출범과 연관된 문제에 대해서는 협조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일단 구(舊) 보수 이미지부터 탈피한 뒤 본격적인 새 정부 견제에 나서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더이상 탄핵부터 대선 때까지 있었던 서로의 행동을 비난하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한다"며 "그것은 공·사석에서 마찬가지"라고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하나가 돼 우리가 무너진 이 보수우파 진영의 자유한국당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 거기에만 힘을 합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9월 임시 국회 전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함께하는 연수 행사를 제안했다.
이날 약 4시간 가량 이어진 연석회의에서는 최근 새 지도부가 들어선 뒤 홍 대표와 구(舊) 주류 세력 간 갈등설이 이어진 만큼, 당내 화합을 강조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졌다고 한다.
특히 홍 대표가 '구박(舊朴)' 등의 표현을 쓰며 쇄신 의지를 밝힌 점과 관련, "이제는 그런 표현도 쓰지 말자"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 밖에도 그동안 한국당이 호남 지역 기반 다지기에 소홀했던 만큼, 이 지역에 당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 등도 제시됐다.
회의에 앞서서는 정우택 원내대표가 나서 "언론에서 저와 홍 대표를 어떻게든 갈라치기 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투톱 갈등 구도'가 부각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홍 대표를 향해 "우리, 갈라치기에 절대 현혹되지 않는거죠"라고 물으며 "잘 힘을 합쳐서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