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대첩'으로 불릴만한 지난 5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 와이번스의 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하루가 지난 뒤에도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4회까지 12-1로 앞서나가던 SK는 5회초 KIA에게 대거 12점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으로 KBO 리그의 새 역사를 쓴 KIA는 8회초까지 15-12로 앞서나갔지만 8회말 6실점하면서 무너졌다. 나주환이 임창용을 상대로 때린 역전 3타점 3루타가 결승타가 됐고 결국 SK가 18-17로 승리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6일 KIA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날 경기를 앞두고 "그렇게 한순간에 큰 점수차가 뒤집어지고 뒤집힌 팀이 다시 큰 점수차를 뒤집는 경기를 나는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힐만 감독의 소감을 전해들은 김기태 KIA 감독도 "나도 그런 경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팀 합산 홈런 10개, 총 35득점을 주고 받은 화끈한 타격전에 SK와 KIA의 각 사령탑은 서로의 타격에 대한 감탄을 금치 못했다.
힐만 감독은 "투수들이 1위 팀 KIA를 상대로 제구에 신경쓰면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어야 했는데 치기 좋은 공을 던져준 것 같다. KIA 타자들은 타석에서 '퀄리티'가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힐만 감독은 KIA 못지 않게 SK 타격도 나아지고 있다며 "우리도 타자들의 선구안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어제는 선구안을 바탕으로 임팩트 있는 한방을 앞세워 경기를 뒤집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어제 경기는 KBO 리그가 타자 친화적인 리그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경기"라고 덧붙였다.
김기태 KIA 감독은 "SK가 지금 대단한 것 같다. 타격이 굉장히 강한 팀"이라고 치켜세웠다.
경기는 졌지만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달성한 타자들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없었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힘들 것이다. 점수가 많이 나오고 있고 그만큼 베이스러닝도 많이 한다.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타자들은 할만큼 했다. KIA로서는 불펜의 부진이 아쉬웠던 경기다. KIA는 여전히 KBO 리그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팀 타격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전날 경기에서 5회 3점홈런을 때리는 등 5타수 2안타 4타점을 활약을 펼쳐 KBO 리그 역대 14번째로 1000타점 고지를 밟은 KIA 이범호는 전날 경기를 돌아보며 "어제처럼 짜릿하게 야구를 한 것은 오랜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범호는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 행진에 대해 자신도 믿기 힘든 기록이라며 "지금 선수들이 각자의 이름을 새긴 기념 티셔츠라도 맞춰야 하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