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과 중국은 경제 문제뿐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협력관계에 있다. 마침 올해가 한중수교 25주년이 되는 해"라고도 했다.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급(ICBM)을 발사하고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대북 억지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 개입을 주문하기 전 양국관계의 우호적 발전을 먼저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세월호 선체를 인양한 중국 기업 상하이셀비지를 언급, 중국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언론이 있는 데서 말하고 싶다. 중국 국영 기업인 상하이셀비지가 세월호 선박을 무사히 인양했다"며 "상하이셀비지의 노고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국민 사이에는 제대로 알지 못해 불만도 많이 있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저는 그 작업이 정말 어려웠는데 상하이셀비지가 초인적 노력으로 같은 급 선박 가운데 세계에서 유래없이 가장 빠르게 (세월호를) 무사히 인양했다"며 "시진핑 주석이 상하이셀비지를 직접 독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시진핑 주석과 왕이 외교부장 등 중국측 인사들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시진핑 주석은 "저와 중국 국민에게 문 대통령은 낯설지 않다. 특히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명언을 자서전에서 인용하면서 정치적 소신을 밝혀 저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이 당선되신 후 바로 통화해 공통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말했다"며 "이후 문 대통령이 특사단을 파견해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시켰고 저에게 큰 지지를 보내줬다"고 언급했다.
또 "이해찬 대통령 특사를 중국에 보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시고, 중한관계 개선 발전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긍정적 의지를 높이 평가해주셨다. 이 기회를 빌어 중한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하게 소통하고 이해를 증진시켜 중한관계 발전과 지역의 평화발전을 수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한중관계 개선 발전에 있어서 민감한 사안은 북한의 핵개발과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그로 인한 한반도 사드배치 등을 통틀어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정상은 모두발언만 공개하고 두 나라 취재진들을 물린 뒤, 비공개 회담에 돌입했다.
이날 회담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남관표 안보실 2차장, 김수현 사회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이태호 통상비서관, 신재현 외교정책비서관,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 등이 함께 함께 했다.
중국 측에서는 시 주석과 함께 왕후닝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 중앙서기처 서기겸 중앙판공처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 중산 상무부장, 류허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부주임, 스밍더 주독대사, 왕차오 외교부 부부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