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도 서울시청 사무실을 반딧불처럼 밝히며 야근하는 풍경은 줄어들 수 있을까.
서울시는 팀장에 해당하는 5급 공무원 800여 명의 '시간 외 수당'을 없애고 '관리업무수당'을 신설하는 방안을 행정자치부에 건의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서울시 5급 공무원은 시간 외 수당을 시간당 1만2천원씩 월 최대 67시간, 80여만원을 받을 수 있다.
시는 이런 구조가 불필요한 야근을 부추겨 '저녁이 있는 삶'을 지향하는 사회 흐름에 역행한다는 판단에 수당 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
시 관계자는 "팀장이 늦게까지 남아있다 보니 부하 공무원도 덩달아 남아 일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대상 5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가 찬성 의견을 밝혀 행자부에 건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시간 외 수당을 없애는 대신 5급 공무원에게 '관리업무수당'으로 월 30만∼40만원을 지급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 안이 받아들여지면 5급 공무원 한 사람이 보통 60여만원의 시간 외 수당을 받는 점을 고려할 때 한 사람에게 드는 돈이 한 달 평균 25만원가량 줄어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서울시가 수당 체계에 손을 대려면 대통령령인 '지방공무원 보수 규정'과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돼야 한다. 만약 대통령령 개정이 이뤄진다면 서울시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일률적으로 새 수당 체계가 적용돼 공무원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행자부 관계자는 "건의가 들어와 검토 작업을 벌이는 단계"라며 "서울시의 제안을 수용해 시간 외 수당을 폐지할지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