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獨 의료지원단 만난 문 대통령 "영원히 잊지 않겠다"

"언젠가 한국으로 모셔 고마움 전하는 자리 만들 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이하 독일 현지시간) 베를린 시내에 있는 한 호텔에서 6.25전쟁 직후 우리나라에 파견됐던 독일 의료지원단을 만나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5일(이하 독일 현지시간) 6‧25전쟁 직후 우리나라에 파견됐던 독일 의료지원단 단원과 후손들을 만나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시내에 있는 한 호텔에서 이들을 접견해 "언제 한번 한국에서 여러분 모시고 제대로 우리가 이 고마움을 전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기대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의료지원단 파견은 6.25 전쟁 도중에 결정된 것이고, 준비단계 때문에 전쟁 끝난 이후에 당시 임시 수도였던 부산에 적십자 병원이 설립된 것"이라며 "그런 역사를 보면 독일은 6.25 전쟁 중에 의료지원으로 참전한 그런 국가 중 하나인데 우리가 그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최근에 하우저 선생님과 독일 적십자사 자료를 통해 이 역사가 알려지게 됐다"며 "독일 방문길에 그 때 독일이 어려웠던, 한국에 해줬던 의료지원 활동에 감사를 표하고, 그때 근무하셨던 가족들에게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고마움을 전하고자 오늘 이렇게 방문하게 됐다"고 이날 행사를 마련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독일은 정말 우리 한국에게 고마운 나라"라며 "한국이 6.25전쟁 중에, 전쟁 뒤에 아주 어렵던 시기에 우리 한국에 구호활동 해 주셨고 의료지원 해 주셨고 광부들과 간호사들이 독일에서 취업해서 한국 경제발전에 큰 도움을 줬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께서 대통령이 되기 전에 독재정권시절 사형선고를 받으셨을 때 김대중 대통령 구명운동을 하기도 하고,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세계에 가장 먼저 알려주고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히 "(독일은) 또 한국처럼 전쟁의 고통도 겪고 분단의 경험도 함께 겪었고 이제는 그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된 나라 이뤘고, 그 힘으로 유럽통합을 이끄는 주역이 됐다"며 "우리나라는 독일로부터 아주 배울 점이 많다"며 양국의 우의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전에 행사 참석자와 그 가족 등으로부터 입수한 과거 의료지원단 활동사진 위에 독일어로 '당신의 도움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한글로 '문재인 김정숙'이라는 서명이 담긴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독일 의료지원단의 엔지니어로 활동했고 현재 유일한 생존자로 확인되는 칼 하우저씨 내외와 부부 의료지원단의 아들인 안드레이드 숍씨와 딸 앙겔리카 숍씨, 의료지원단원인 고(故) 알프레드 파프 박사의 부인인 일제 파프씨, 지난해 운명을 달리한 수간호사 샤롯데 코흐 수녀를 돌본 헬가 슈마허 수녀, 독일 적십자사 폴크마 쉔 부총재가 참석했다.

하우저씨는 60여 년 전 부산에서의 5년을 그 어느 때보다 뿌듯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고 발전된 한국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슈마허 수녀는 코흐 수녀가 지난해 106세 축하연에서 한국 정부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고 전하며 그 후 한 달여 만에 임종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점을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들의 자리로 일일이 찾아가 사연을 들으며 감사를 표했고, 접견 이후 베를린 대통령궁에서 예정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4분 앞둔 때 까지 행사장을 지키다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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