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사랑합니다"를 연호한 사람들은 다름아닌 파독 광부와 간호사 자녀로 이제는 독일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이 된 교민과 유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리셉션장 입구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손을 맞잡으며 어쩔 줄 몰라했다.
'MY PRESIDENT MOON' '달님' '이니&쑤기 사랑해요' 등의 플랭카드를 들고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이한 교민들은 문 대통령이 단상에 오를 때까지 환호를 그칠 줄 몰랐다.
문 대통령을 에워싼 교민들과 일부 테이블에는 '세월호 진상규명 지지합니다' '선체조사위 출범 감사합니다'라는 노란 피켓들도 여러군데 눈에 띄었다.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첫 순방지였던) 미국에서도 만나는 분들마다 한국의 촛불혁명에 대해 부러워하며 찬사를 보내 주셨습니다"며 "이곳 독일에서도 유력 언론 디 짜이트(Die Zeit)가 '민주주의의 모범'이라고 보도했는데, 동포 여러분이 느끼기에는 어떻습니까? 촛불혁명 이후 여기 독일에서도 한국에 대한 평가가 많이 달라졌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200여명의 교민들은 "네"라고 답하며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일부 여성 교민들은 테이블 좌석에서 조금이라도 문 대통령을 자세히 보기 위해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해외에 계신 동포 분들을 뵐 때마다 여러분의 조국 사랑에 늘 감동하고 목이 메입니다. 오늘 파독 광부와 간호사 분들께서도 많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이역만리 독일의 뜨거운 막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병원의 고된 일을 감당하신 여러분의 헌신이야말로 대한민국이 기억해야 할 진정한 애국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일부 교민은 대통령의 말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기도하는 자세로 두 손을 모으고 눈물을 훔치며 문 대통령을 응시했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24시간 365일 가동하는 해외안전지킴이센터를 설치하겠습니다", "재외 공관의 인력과 인프라도 확충해 현장에서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현지에서 동포사회의 위상이 높아지고 동포 2세대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겠습니다", "재외동포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우수 인재에 대한 장학금 지원사업도 지속해 가겠습니다"라고 말이 끝날 때마다 교민들은 박수를 치며 감격해했다.
동포교민 환영사 대표로 나선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정치·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독일 땅에 살아가는 저희들은 언제 우리 조국 대한민국도 이런 나라가 될 것인가라는 꿈같은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지난 2개월 동안 문재인 대통령님의 국정운영을 보면서 이런 꿈을 다시 저희 가슴에 안게 됐다"고 말했다.
또 "20대 청운의 꿈을 안고 이곳에 오신 선배님들이 70대 80대를 맞이하시면서 백발 노인이 돼서 외롭게 한분 한분 떠나고 계신다"며 "이런 저희 선배님들은 대통령님이 6월 6일 현충일 기념식에서 '파독 광부·간호사 그분들이 대한민국의 애국자'라고 말씀해 주신데 대해 너무 감격해서 눈물을 흘렸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박 회장의 환영사를 들으면서 간간이 박수를 치는 등 집중했다.
이어 동포를 대표해 건배제의에 나선 최광섭 재독한인글뤽아우프 회장은 "대통령 내외분 환영합니다. 특별히 파독 간호사를..."이라고 하면서 울먹였다.
감격한 듯 더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하자 문 대통령은 테이블에서 연단까지 나와 최 회장을 위로하고 따뜻하게 손을 맞잡기도 했다.
최 회장은 교민들을 향해 "조국 대한민국을 세운 나라, 안정과 평화로운 대통령님의 건승을 위하여 건승합시다.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라고 외쳤다.
이어 건배 제의를 자청한 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장은 "오늘 공항에 나갔는데 대한민국 비행기가 착륙하는데 그 순간 우리 대한민국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좋은 나라인지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며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