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 ICBM 도발, 美 비공개 협상 나오라는 계산"

"북한은 그런 성공의 추억이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북한의 ICBM 시험 발사에 대해 "미국이 직접 비공개 협상으로 나와주길 바라는 그런 계산을 했다고 본다"며, "북한은 과거에 그렇게 해서 몇 번 성공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이 미국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그 다음 미국이 북한을) 강하게 벼랑 끝에 몰면 오히려 북한이 뒤로 협상을 요구하는 그런 성공의 추억이 있다"며, "아무래도 그 계산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7월 4일이라는 미국의 축제일에 미국에 그야말로 따귀를 때리는 도발적인 행동을 해가지고 미국이 처음에는 발끈하고 나서지만, 결국은 미국이 더 큰 사고가 터지기 전에 막아야 되는 거 아니냐 하는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네오콘에 둘러싸였던 강력한 대북 제제론자 부시마저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하고 나니까 처음에는 가만 안 둘 것처럼 고함지르고 난리났었다"며 "그러나 결국 미국이 협상을 시작해버렸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 뒤 잘해 보려고 여러 가지 준비를 했고 특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베를린에서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했던 베를린성명 같은 멋진 얘기를 하려고 준비를 하는 것 같은데 다 어렵게 됐다"며, "문재인 정부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하는 그런 얘기"라고 밝혔다.

"미국은 단둥은행 제제와 같은 세컨더리 보이콧을 강화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중 관계가 복잡해지고,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대북 정책이 한걸음도 나갈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모른다. 미국과 북한의 비공개 협상이 갑자기 상당한 정도 진전이 됐다고 뉴스가 나온 후에 시작하면 늦는다"면서, "동계올림픽과 이산가족 문제는 꾸준히 북한에 문을 두드릴 필요가 있고 그런 식으로 해서 남북 관계 개선에 작은 오솔길이라도 내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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