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2015, 233명 데이트 폭력으로 살해돼
- 데이트 폭력 피해자, 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 ‘피해자 보호 명령제도’ 도입 등 제도 보완 시급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4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송란희 사무처장(한국여성의전화)
◇ 정관용> 오늘 경찰청에서 데이트 폭력에 관한 조사 결과를 내놨는데요. 지난 한 해 연인 간 폭력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이 무려 8367명. 매년 50명 가까운 사람이 데이트 폭력으로 목숨까지 잃는다고 그럽니다. 참 이거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사무처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송란희>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경찰청이 발표한 데이트 폭력 실태 조금 더 내용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 송란희> 말씀하신 대로 경찰청에서는 연인 간 폭력이라고 이름을 부르는데요. 작년에 입건된 사람이 이제 8300여 명이고 추산했을 때 하루에 22명 정도가 데이트 폭력으로 입건된 것으로 보고가 됐고요. 이건 2015년보다는 8.8% 늘어난 수치라고 합니다. 그리고 살해된 사람은 2016년에 살해되거나 미수에 그친 사람은 52명. 그리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233명이 데이트 폭력으로 살해된 것으로 보고한 내용입니다.
◇ 정관용> 하루에 입건된 사람이 22명. 입건이라는 것은 경찰에 신고해서 접수가 된 그런 거니까 실제로 데이트 현장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이것보다도 훨씬 더 많다고 봐야 되겠네요.
◆ 송란희> 그렇겠죠.
◇ 정관용> 한국여성의전화에서는 혹시 이와 같은 조사해 보신 바가 없나요?
◆ 송란희> 저희가 지금 경찰청 살인사건 관련해서는 언론에 보도되는 사례만 분석해서 내는 통계가 있어요, 저희가. 이것은 이제 이런 관계에서의 폭력이 이렇게 죽음까지 가는 굉장히 심각한 범죄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일부러 하는 통계인데요.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작년에 저희가 데이트 관계에서 살해됐거나 살해미수에 그친 사례는 96건으로 나왔어요. 그러니까 해마다 거의 비슷하게는 100건 정도가 데이트 관계에서 이렇게 살인미수나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가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서로 좋아하고 사랑해서 만나는 남녀 사이에 어쩌면 이렇게 끔찍한 일이 계속 반복되고 또 점점 늘어납니까? 어떻게 분석하세요?
◆ 송란희> 일단은 데이트 관계라고 하면 말씀하신 대로 친밀한 관계고 사랑이라는 것들이 기본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관계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상 그 관계 안에서 잘못된 상대에 대한 소유욕이라든가 통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심화되면서 또 한편 이게 사적인 관계라는 거로 인해서 훨씬 이 폭력이 점점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게 데이트 폭력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우발적인 한 번의 폭력이 아니라 계속 반복되다가 보면 살해까지 가는 이런 겁니까?
◆ 송란희> 그렇죠. 평소에 이제 이러한 폭력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보고를 하시는데 실제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에 네가 좀 참아라, 뭐하면 달라질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서 사실은 심각하게 개입을 못하는 거죠, 초기에.
◇ 정관용>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어때요? 우리나라가 이게 심한 편입니까? 다른 나라가 더 심합니까?
◆ 송란희> 글쎄요. 미국 같은 경우에도 강간이 6.2분에 하나씩 신고가 되고 여자들이 5명 중에 1명이 성범죄 피해를 겪고 이런 정도의 내용이 나오는 게 데이트 폭력이나 강간 이런 것들을 포함해서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특별히 심하다기보다는 저는 세계적으로 사실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고 그리고 UN이나 이런 데서도 국제적인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여성의전화에도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상담 전화가 많이 오죠?
◆ 송란희> 많이 옵니다.
◇ 정관용> 그럴 때 어떻게 대처법을 알려주십니까?
◆ 송란희> 일단은 이분들 같은 경우에 본인의 폭력 피해 사실을 얘기했을 때 진지하게 받아들여주거나 그러니까 피해자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얘기를 들어주고요. 그리고 신고를 원하시는, 사회적 개입이 필요하신 경우에는 신고를 하실 수 있도록 독려를 해 드리고 그리고 사실은 성폭력 피해자 같은 경우에는 외부나 법률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이 사각지대에 있어요. 그런 부분들은 정책적으로 개선해야 될 과제로 또 저희가 제안을 해 드리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실은 데이트 폭력이 계속 끝나지 않는 게 협박이나 이런 것들로 인해서 계속 지속되는 문제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헤어지려고 하는데 너는 헤어지면 가만두지 않겠다, 네가 헤어지려고 하면 우리가 성관계 한 사실을 어디에다가 알리겠다, 이런 식으로 계속 협박에 끌려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협박에 좀 단호하게 대처를 하실 것을 말씀드리고 필요한 경우에는 사각지대에 계시기는 하지만 쉼터 같은 곳으로 안내해 드리기도 합니다.
◇ 정관용> 제도적으로도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는 가해자를 격리시키고 조금 더 엄한 처벌을 하자, 이런 법안도 국회에 나와 있지 않습니까?
◆ 송란희> 국회의 박남춘 의원이 제출했던 법안 같은 경우에는 기존의 가정폭력처럼 가정보호사건처럼 보호 사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법안에서 이것을 특별 강화했다고 보기 어렵고요. 특별법을 만들자라는 의견에 대해서 이견이 있는 것들은 오히려 기사에서 본 적이 있어요. 예전에.
◇ 정관용> 어떤 이견이요?
◆ 송란희> 폭행죄로 그냥 처리하면 되지 데이트 폭력법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 이러한 의견이었는데요. 저희도 그 의견에는 동의를 하는 바인데. 그런데 폭행죄로 처벌하려고 해서 경찰에 간다고 하더라도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되십니까? 연인관계였습니까? 그러면 둘 다 빨간줄이 갑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서 가볍게 사랑싸움으로 취급하면서 접수조차 못하시는 그런 사례들도 나오거든요. 그래서 데이트 폭력 같은 경우에는 이게 이제 지금 심각하게 계속 얘기가 되니까 이제 경찰청에서 따로 집계를 하시고 발표도 하시고 이런 노력이 있는 과정 중으로 보이시는데. 이것처럼 실제 사법기관의 인식도 같이 변화해야지 기존의 법률 체계에서 회사들이 시스템을 같이 밟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경찰청에서 이런 통계까지 따로 발표를 합니다마는 정작 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신고하러 가면 접수할 때는 좀 뭔가 문제가 있군요?
◆ 송란희> 그렇죠. 무슨 관계냐 그럼 사랑싸움 아니냐? 이런 식의 질문들이 아직도. 다 그러신 건 아니겠지만 일부 저희가 상담할 때 접수되는 내용 중의 하나입니다.
◇ 정관용> 폭력은 똑같은 폭력이지, 사랑싸움 하고 다릅니까?
◆ 송란희> 그러게요. 그런데 길거리에서 폭력당했다 그러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지만 가정 안에서라든가 이렇게 연인 간에 폭력이 있을 때는 유독 더 피해자가 뭐 잘못했나 이런 생각을 하시면서 가볍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폭력과 갈등이나 이런 것들을 구분하기가 어려워하시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사법기관 또 경찰 당국의 인식 전환 이게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고.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 특별히 가중처벌하는 특별법까지는 여성의전화에서도 필요는 없다, 아까 이렇게 말씀하셨나요.
◆ 송란희> 가중처벌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좀 더 고민을 해 봐야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미 있는 법으로도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가중처벌을 논하기에는 너무 지금 수준이 낮은 단계가 아닌가, 이런 염려를 먼저 드리는 거고요.
◇ 정관용> 기존 형법에 있는 폭행죄라도 제대로 적용해 달라 이런 말씀이시군요.
◆ 송란희> 그렇죠. 그 대신 친밀한 관계의 특징이 지속적으로 계속 괴롭힌다는 것에 있기 때문에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다른 주체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피해자 보호 명령제도라든가 그래서 피해자가 신청하면 접근금지를 해 주고 이런 것들은 좀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선 이 피해를 당하고 가만히 있는 그런 분들부터 인식 변화가 생겨야 되죠, 그렇죠?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송란희> 네.
◇ 정관용>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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