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대화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기로 한지 5일 만에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한 것은 강대강(强對强)대치를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이날은 7·4 남북공동성명 45주년이자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었다. 또 G20회의가 코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었다.
이러한 국제적 이벤트 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최대한의 효과를 노린 의도적인 '택일'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지난 2006년, 2009년에도 미국의 독립기념일 전후에 무력도발을 일삼았다. 국제적으로 시선을 받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북한의 작전" 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연일 계속되는 제재·압박 속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과 미국은 '변수'이고 북한이 '상수'란 것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보유국의 지위를 획득하려는 북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담판을 짓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로 미국에 일종의 '경고'를 보내는 한편 직접 담판을 지어보려 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강한 제재와 압박에 굴하지 않고 협상의 우위에 서려는 전략이란 것이다.
이번 ICBM 미사일 사거리가 미국 본토까지 닿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는 점을 널리 과시한 셈이다.
또 목전으로 다가온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더 이상 '비핵화'논의는 의미가 없다. 북한을 핵보유국의 지위로 인정하고 이에 맞게 대응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추후 다른 국가들과 대화를 하더라도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은 후 대화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강한 제재 의지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강대강으로 나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미국까지 도달하는) ICBM을 갖고 있으면 미국에 군사적으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의 의도와는) 거꾸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