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마구잡이 칼잡이' 아닌 절제력 가진 특수통

"자기 과시형 특수통과 달리 절제력 가진 검사'

새 검찰총장 후보로 발탁된 문무일 부산고검장 (사진=자료사진)
새 검찰총장 후보로 소병철 전 고검장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현직인 문무일 부산고검장이 발탁됐다.

문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8기로 광주 제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청와대는 문무일 총장 후보자에 대해 "법무검찰의 주요 보직 두루 거쳤고 치밀하면서도 온화한 성품으로 검찰 내부의 신망 두텁다"며 "검찰 조직을 조속히 안정시킴은 물론 검찰개혁의 소명도 훌륭히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문 내정자는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 등을 역임하며 대형 부패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했다는 평가 받고 있으며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검찰총장으로 같은 호남 출신의 소병철 전 고검장(연수원 15기) 대신 현직인 문 후보자를 선택한 것은 우선 검찰 최고위층을 자연스럽게 물갈이 하겠다는 뜻으로 포함된다. 문 후보가 내정됨으로써 검찰 내부의 연수원 17기와 18기 동기들은 용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 후보자가 낙점된 가장 큰 이유는 문 후보자가 특수통이지만 다른특수 검사들에 비해 절제력이 있다는 점을 평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 후보자는 칼만 무턱대고 휘두르는 특수통 검사가 아니다. 특수 외에도 기획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특히 '절제력' 면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법조 소식통은 "문 후보자는 특수통 검사들이 저지르기 쉬운 '편협함'에서 벗어나 있고 자기 존재감 과시를 위한 무리한 수사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과거 9년 동안 상당수 특수통 출신 정치검사들은 정권의 의중에 따라 무턱대고 칼만 휘둘렀지만 대통령 탄핵을 가져온 국정농단 사건을 예방하는데 실패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다소 융통성이 없다는 평도 있지만 합리적 인품으로 상당한 절제력을 가진 검사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인선 발표에서 3가지 이유를 밝혔다. 첫째는 검찰조직 안정, 두번째 검찰개혁, 셋째가 부패척결이다

절제된 수사력으로 검찰내에서 신망을 받고 있는 문 후보자가 적격이라고 판단한 이유로 해석된다.

현 정부도 검찰의 힘을 빼는 것과 상관없이 부패척결 수사가 필요하다는 현실적 인식아래에서 절제력 있는 특수통을 검찰총장 후보로 선택한 것이다.

검찰추천위원회에서는 문 후보자 천거를 두고 성완종 사건이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위원 가운데 일부는 문 후보자가 당시 특별수사팀장으로 "성완종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고 탄핵했지만 상당수 다른 위원들이 "부실 수사라기보다는 유언장에 의한 수사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며 문 후보자를 옹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팀은 성완종 사건과 관련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현 자유한국당 대표를 기소했지만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된 상태이다.

문 후보자가 처리한 사건은 지존파 사건이 가장 유명하다. 문 후보자가 검찰 경력 2년차일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다. 당시 문 검사는 "변사 보고서를 현장에서 다시 한번 확인해봐라"는 지청장 지시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충격적인 사건의 실체를 파헤쳤다.

문 후보자가 낙점된 또다른 이유는 교수출신인 조국 민정수석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의중이 상당히 감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출신 한 변호사는 "아무래도 고참인 소병철 전 고검장보다 3기수 아래인 문 후보자와의 소통이 더 원활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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