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전문' 신태용, 대표팀에서 신태용 색 보여줄까

신태용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번에는 신태용 축구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는 4일 파주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로 공석이 된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선수로, 또 지도자로 신태용 감독은 승승장구했다. 현역 시절 성남에서만 13년을 뛰며 MVP도 두 번이나 받았다. 이후 호주에서 지도자 수업을 거쳐 김학범 감독 후임으로 2009년부터 성남을 지휘했다. 성남에서도 K리그,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경험했다.


대표팀에서는 주로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처음 대표팀에 승선한 것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였다. 코치로 대표팀 처음 지도자가 된 신태용 감독은 이광종 감독이 세상을 떠나면서 2015년 4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겸임했다.

다시 대표팀 코치로 돌아왔지만, 대한축구협회는 다시 신태용 감독을 소방수로 호출했다. 이번에는 20세 이하(U-20) 대표팀 사령탑이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년도 채 준비하지 못했던 U-20 월드컵에서도 16강에서 포르투갈에 패하기는 했지만, 조별리그 2승1무라는 최고의 성적표를 남겼다.

그런 신태용 감독이 이번에도 소방수로 투입됐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팀이 계속 바뀌었는데 기술위원회는 그 점을 많은 경험으로 보고 장점이라 생각했다. 앞으로 경기를 치르면 더 나이질 것이라 봤다"면서 "신태용 감독이 올림픽과 U-20 월드컵에서 큰 성공을 하진 못했지만, 충분히 성과는 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림픽과 U-20 월드컵에서 보여준 신태용의 축구는 화끈한 공격 축구다. 백패스와 횡패스가 아닌 전진 패스 위주로 경기를 꾸려나갔다.

다만 올림픽도, U-20 월드컵도 신태용 축구를 다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 "공격 앞으로"를 외치다 중요한 경기에서 패하기도 했다. 소방수 역할은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신태용 색깔을 입힐 시간이 부족했고, 국가대표와 달리 자원도 한정적이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다. 시간은 없다. 당장 8월31일 열리는 이란전과 9월5일 우즈베키스탄전을 준비해야 한다. 자칫 패하기라도 하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직행은 물거품이 되는 한국 축구의 위기 상황이다.

당장 신태용 색깔을 보여주기는 어렵다.

다만 임기는 최종예선 2경기가 아닌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다. 조 3위가 돼 플레이오프로 떨어져도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한다. 월드컵에 나간다는 가정을 하면 1년에 가까운 시간이 있다. 무엇보다 앞선 올림픽 대표팀, U-20 대표팀과 달리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최고의 자원들을 선택할 수도 있다.

신태용 감독은 단순한 소방수를 넘어 자신의 색깔을 대표팀에 입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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