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 자유한국당의 대표선출이 있었습니다. 남양주 감자밭에서 빨간 옷에 일을 하는 퍼포먼스를 한 전당대회를 열어 홍준표 후보를 대표로 뽑았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홍 대표가) 뽑힌 순간 하얀 거품 스프레이를 뿌려서 분위기(?)를 돋우려 했나본데 보는 사람이나 뒤집어쓴 사람이나 다들 멋쩍고 개운찮은 표정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떨떠름 전당대회'였습니다. 한때, 보수정당에 몸을 담았던 저로서는 참 보기 힘든 광경이었습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는 모습과 하는 것을 보며 '당분간 보수가 집권하기는 글렀다'는 생각을 했죠. 문재인정부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일성으로 '문재인정부에서 하지 못한 것은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요. 노무현정권의 쓰라린 기억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읽힙니다."
그는 "그런데 보수는 망해도 완전 '폭망'했습니다. 무능하고 오만했던 박근혜정권이 '보수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완전히 말아먹고 막을 내렸습니다"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제 남은 거라도 보수정당을 내세우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입니다. 위기의 두 자칭 보수 표방 당은 대표를 바꾸고 새로운 출발을 예고했습니다. 그런데 두 당의 새 출발을 지켜보면서 '진짜 보수는 끝났구나' 하는 감이 왔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반성이 없었습니다. 두 당 모두 잘한 것 없습니다. 그런데 서로 손가락질하기 바쁘지 '우리가 정말 잘못했다'고 반성하는 당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당에서 하다못해 '나를 밟고 가라'는 최소한의 정치 상도의적 목소리조차 없습니다."
전여옥은 "정상적 사고를 가진, 그래도 '정객'이라면 적어도 삼선 이상은 모조리 정계은퇴를 해야 했습니다"라며 "갓 들어온 초선보다 정치판에서 십 년 넘게 묵은 정치인이라면 매우 많은 책임과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친박이 아니라고 뻗대도 박근혜정권의 탄생과 국정농단에 모두가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죽이고 새로운 싹을 틔우려는 최소한의 정치 도의조차 없는데 무슨 지지율이 나오겠습니까? 이제 국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도 관심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이라는 좀비정당이 전당대회를 감자밭에서 하건 고구마밭에서 하건 관심 없습니다. '내가 보수적통'이라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말싸움을 하건 멱살잡고 싸우건 관심 없습니다."
끝으로 그는 "오로지 내 권력, 내 출세, 내 생존에만 매달리는 자칭 보수정당을 지켜보지도 않습니다. 무관심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고 하지요?"라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보수정당은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나는 보수다'라고 말했던 이들도 '나는 이제 중도'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