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문 대통령 방미에 첫 반응 "실로 개탄스럽다"

국내외 다른 반응으로 비판 수위 조절 '의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자료사진)
북한이 4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천사만사를 제쳐두고 미국 상전에게 먼저 찾아가 위대한 한미동맹이 자신의 뿌리이고 그것이 있어 오늘이 있다느니 뭐니 하며 온갖 추태를 다 부리다 못해 미국의 승인이 없이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겠다느니 대화를 해도 미국의 승인 하에서 하겠다느니 하고 떠들었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실명을 피했지만, 최근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첫 반응여서 눈길을 끈다.


북한은 다만 이런 비판을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 등 내부 매체에는 자세히 실으면서도, 정작 대외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서는 생략했다. 대외적으로 비판의 수위를 조절하는 한편 향후 남북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는 이날 7·4 공동성명 발표 45주년을 맞아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 3대원칙을 틀어쥐고 자주통일의 전성기를 열어 나가자'는 제목의 성명에서 "실로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결과를 비난했다. 

조국 전선은 "상전의 눈밖에 날가봐 그토록 가슴조이고 미국의 생각과 엇박자가 날가봐 그처럼 극력 조심하며 미국과 다른 걸음이 될가봐 제 땅에서도 살얼음장우를 걷듯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디뎌야 하는 자들과 마주앉는다한들 무슨 말이 통할 수 있으며 통일문제해결을 위해 어떻게 손잡고 나갈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조선에서 개혁을 표방하는 새 정권이 들어선 오늘에도 통일문제와 북남관계를 대하는 태도에서 달라진 것은 없으며 따라서 북남관계의 전도 역시 낙관하기 어렵게 되어 가고 있다"며, "남조선에서 골백번 정권이 교체되고 누가 권력의 자리에 들어앉든 외세의존 정책이 민족우선 정책으로 바뀌지 않는 한, 숭미 사대의 구태가 민족중시로 바뀌지 않는 한 기대할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는 것이 오늘 우리가 다시 찾게 되는 심각한 교훈"이라고 강변했다.

조국전선은 또 "우리 겨레는 외세추종과 대미굴종을 일삼은 매국 역적들을 결단코 용납하지 않았다"면서 "이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고 촛불민심이 넘겨준 권력을 제멋대로 남용하면서 친미굴종의 행적부터 새기고 있는 남조선의 현 당국자는 자신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국전선이 중앙위원회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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