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남과 북의 그리스도인들이 공식 만남을 가졌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남과 북의 그리스도인들은 독일에서 만나 남북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지난 달 28일부터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제26차 총회를 열고있는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 WCRC (World Communion of Reformed Churches)가 총회 기간인 3일(현지시간) 남과 북의 그리스도인들을 초청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예배'를 드렸다.
이 자리에는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강명철 위원장 등 대표 4명이 참석했으며, 남한에서는 WCRC 회원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이하 예장통합)와 한국기독교장로회, 그리고 한반도 평화조약을 위한 유럽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단이 참석했다.
예배에는 또, WCRC 제리 필레이 회장과 크리스 퍼거슨 총무를 비롯해 각국 회원들도 함께 했으며, 예배 사회는 한신교회 강용규 목사가, 축도는 예장통합 총회 손달익 목사가 맡았다.
이성희 예장통합 총회장은 환영사에서 "한반도는 일제강점 36년 이후 이어진 한국전쟁으로 남과 북으로 나뉘었고, 오늘날까지 주변 강대국에 둘러쌓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강명철 위원장이 마태복음 5장 9절 말씀을 토대로 '온전한 평화를 이룩하자’라는 제목으로 설교 메시지를 전했다.
강 위원장은 평화를 위한 남과 북 그리스도인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강명철 위원장은 “하나님으로부터 큰 복을 받은 우리가 하나님의 뜻인 참다운 평화를 이땅에 이룩해 내야 한다"며, "온전한 평화를 이뤄내지 못하고서는 이세상 어느 그리스도인도 평화의 도구로 부름 받은 자로서의 사명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오랜 기간 대화를 이어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한반도 평화조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전 상태를 종식시키고 상호 불가침과 관계 정상화 등의 내용을 담아 평화조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평화조약 체결의 필요성을 설명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서보혁 교수(서울대학교)는 "평화 조약의 표준적 형식은 없지만 '적대적인 행동을 끝내고 평화를 되찾으려는 것'이라는 조항은 반드시 평화 조약에 포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는 인사말에서 남북 그리스도인들을 초청해 준 WCRC에 고마움을 표하고, 한반도가 전쟁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전세계 교회가 함께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총무는 “한반도는 64년 동안 긴장과 전쟁 상태의 위험에 빠져있고, 군비 경쟁이 고조되고 있으며, 특히 사드배치로 인해서 한반도가 큰 전쟁의 한 가운데 설 수 있다는 위협을 받고 있다"며, WCRC 회원들이 우리 한반도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북한 조그련이 WCRC 총회에 참석한 것은 1997년 헝가리 데브레첸 총회 이후 20년만의 일이다
세계 교회 모임에서 만난 남북 그리스도인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예배에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간) 베를린 돔교회에서 세계 교회 관계자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독일 외교부 초청 행사에도 함께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