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와 장기하 사이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서태지와 장기하 모두 전곡을 작사 · 작곡 하고 직접 노래를 부르는 싱어 송 라이터다. 서태지는 락그룹 ''''시나위''''의 베이시스트 출신이고, 장기하는 모던락그룹 ''''눈뜨고 코베인''''의 드러머 출신이다. 서태지는 ''''한국말로 랩을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깼고 장기하는 ''''한국말로 이런 랩까지 가능하구나'''' 라는 것을 보여준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첫 번째 싱글 앨범이 지난 5월에 발매돼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름만 들으면 ''''현철과 벌떼들'''', ''''이치현과 벗님들''''이 떠오른다. 음반을 들어보면 ''''산울림''''과 ''''배철수''''의 음악이 느껴진다. 복고풍의 멜로디는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다. 재치 넘치는 가사는 즐겁지만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다.
이번 싱글 앨범에 수록된 곡은 총 3곡이다. 군대 신병 시절 커피 믹스를 타며 느꼈던 감흥에 곡을 붙였다는 ''''싸구려 커피''''가 이 엘범의 타이틀곡이자 첫 번째 곡이다. ''''이제는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도 몰라'''' 라는 가사는 장자가 말한 호접지몽의 21세기 백수 버전이다. 두 번째로 ''''그렇게 빨리 가다가는 죽을 만큼 뛰다가는 사뿐히 지나가는 예쁜 고양이 한 마리도 못보고 지나칠'''' 테니 ''''느리게 걷자''''고 노래한다. ''''낮잠을 세시간 자고 여느 때처럼 약속이 하나도 없었던 하루. 늦게서야 자리에 누웠을 때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정말 없었는지''''는 아트무비의 아련한 한 장면처럼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앨범에 담긴 노래는 3곡뿐이지만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현실(싸구려 커피)과 이상(느리게 걷자)과 사랑(정말로 없었는지)을 모두 아우르는 실속 있는 구성이다.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라고 말하는 신인 가수 장기하. ''''노래는 말의 연장선상이고 한국적인 가사에 현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는 그의 생각이 싱글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노래 하지만 대중과 함께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홍대 부근 라이브 클럽에서 월 2~3회씩 꾸준히 이어지는 공연들로 빛을 발한다.
검색엔진에서 ''''장기하''''를 치면 ''''장기하는 방법'''', ''''특전사 장기하면'''' , ''''화장기 하나도 없는''''등의 검색결과가 뜬다. ''''장기하와 얼굴들''''로 검색을 하면 공연 정보와 동영상, 사진 등을 볼 수 있으니 장마철 우울한 기분을 달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장기하와 얼굴들은 누구?
장기하(보컬, 기타, 드럼), 네오(베이스), 민기(기타), 현호(드럼), 미도리(코러스, 안무), 미역(코러스, 안무)으로 구성된 밴드다. 2008년 5월 첫 싱글 앨범 ''싸구려 커피''를 발매하고 현재 홍대 라이브 클럽 등에서 꾸준한 활동을 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