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인 호남에서도 자유한국당에마저 밀리면서 위기감이 고조되자 당 안팎에선 탈당설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 "당 무력했지만 증거 조작 파렴치 정당 아냐" 윗선 개입 전면 부정
김관영 당 진상조사단장은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 문준용 특혜채용 증거조작 사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머리를 숙였다.
김 의원은 "국민들에게 마지막까지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못해 이런 사태에 이르게 된 데 대해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죄했다. 검증 실패를 인정했지만 윗선의 개입 등 당 지도부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당의 검증시스템은 증거조작을 걸러내지 못하고 무력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증거를 조작할 만큼 미숙하고 파렴치 한 정당은 아니"라며 "공당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기획하지도 할 수도 없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양심을 걸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조사 결과를 자신했지만, 국민의당의 이같은 해명에도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 내에서조차 진상조사단의 조사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검찰에서 이미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건 우스운 일"이라며 "박선숙·김수민 사건과 뭐가 다르냐. 의혹 부풀리기밖에 더 되냐"고 일갈했다.
그는 "진상조사 결과도 별 것 없고 내놔도 국민들이 안 믿어주니 검찰 수사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 군(郡) 의원 탈당이 신호탄? 국민의당 탈당 가시화되나
증거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국민의당 텃밭인 호남 지지율이 8.7%로 자유한국당(8.8%)에게 밀리며 위기감이 고조되자 당 내부에서는 탈당 움직임도 감지된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 지역구 기초의회 의원이 당을 떠났고, 일부 자치단체장도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군 의원이 이미 탈당했고 다른 한 명도 심각히 고민중"이라며 "지방선거가 1년도 안 남았으니까 조급해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일단 "검찰 조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진상조사와 별개로 검찰 조사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대응책을 고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소속 한 의원은 "국민의당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여도 아직까지 탈당하자고 말하는 의원을 본 적이 없다"며 "현재는 어떻게 극복하자는 의견이 다수"라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기초 의원들의 이탈 움직임은 있지만 (민주당) 욕 하고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탈당설 확산을 경계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한 국민의당 소속 한 의원은 "현재는 기다리면서 검찰 조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검찰조사 결과에 따라 당의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