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미국 언론을 ‘가짜뉴스’라는 딱지를 붙여 비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인신공격은 물론 폭력적인 동영상까지 올리는 모습에 미국 내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프로 레슬링장에서 CNN로고가 얼굴에 합성된 남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때려눕힌 뒤 마구 폭행하는 28초짜리 동영상을 게재했다. 동영상에는'CNN은 가짜뉴스'라는 의미인 '#FraudNewsCNN', '#FNN'의 해시태그를 붙였다.
해당 영상은 미국의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며칠 전 올라온 것으로 누가 만들었는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 영상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미국의 유명 TV뉴스 프로그램인 MSNBC ‘모닝 조(Morning Joe)’의 남녀 진행자를 ‘미친’, ‘사이코’, ‘아이큐가 낮다’ 등으로 표현하고, 여성 진행자에게는 ‘성형수술’을 언급하는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담은 내용의 트위터를 올려 구설에 올랐다.
◇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그만하라...빗발치는 비난
이처럼 날로 과격해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먼저 동영상에서 물리적 공격의 대상이 된 CNN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은 미국 대통령이 기자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 슬픈 날”이라고 선포했다. 뉴욕타임즈(NYT)도 해당 논란을 보도하면서 “레슬링 비디오는 비판과 불신을 유발하고 말문을 막히게 했다”고 썼다.
여당인 공화당 밴 세스 상원의원도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불신을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에서 “가족이 그에게 (트위터를) 그만하라고 말하기를 바란다.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레슬링 영상이 올라오기 전에도 미국인 10명 중 6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난달 29일 미 퀴니피액대학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계속 사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2%만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 비난 속에서도 "트위터 계속 할것"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사용을 멈출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오히려 트위터야 말로 ‘승리의 도구’라며 앞으로도 계속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가짜뉴스와 사기뉴스들은 공화당원과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 열을 내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억하라. 나는 인터뷰와 연설과 소셜미디어로 2016 대선에서 이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는 가짜뉴스를 패배시켜야만 했고 그렇게 했다. 우리는 계속 이길 것이다”고 썼다. 그러면서 “나는 ‘가짜뉴스(fake news) CNN’이라는 이름을 ‘사기뉴스(fraud news) CNN’이라고 바꾸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한술 더 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은 대통령답지 않다. - 그것은 현대적인 대통령다움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고 트위터에서 강조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위터 활동을 접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