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로 정치적 입지 흔들

고이케도지사 독자세력화 성공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이케 도쿄도지사 (사진=자료사진)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2일 치러진 일본 도쿄도의회선거에서 대패하면서 앞으로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이번 선거에서 약진한 고이케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도민 퍼스트회'는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는 평가이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도의원 선거개표결과, 자민당은 역대 최저인 23명을 당선시키는데 그친 반면에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신생 지역정당인 '도민 퍼스트회'가 49석을 배출했다.

도쿄도의원 선거는 선거구 1곳당 1-8명의 도의원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로 전체 42선거구에서 127명을 선출한다.

또 '도민 퍼스트회'가 추천한 무소속 후보 6명이 당선됐고, 지난해 도지사 선거 때부터 고이케지사와 연대했던 공명당이 종전과 같은 23명이 당선되면서 도민 퍼스트회는 과반의석을 차지하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의 참패는 '잇단 학원스캔들'과 함께 공식 선거운동기간 내내 도요타 마유코 중의원 의원의 '비서 폭행' 파문과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의 '자위대 선거 지원' 발언 논란 등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자민당의 참패가 예견됐다.

이와함께 공산당은 지난번보다 2석이 늘어난 19석을 그리고 민진당은 2석을 잃은 5석을, 일본유신회는 1석을 차지했다.


이같이 자민당이 참패하면서 아베 신조총리는 헌법개정과 총재 3선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아베 총리는 3일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깊이 반성한다"며 "자민당에 대한 준엄한 질타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아베총리는 이어 "아베 정권이 해이해졌다는 준엄한 비판이 있었다"며 "정권을 되찾아왔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전력을 기울여 결과를 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이번 자민당 패배로 아베총리의 개헌과 장기집권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아사히 신문은 자민당내에서 아베를 중심으로 한 1강 정부 운영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비록 도쿄도의회 선거가 지방선거이지만 지난 2009년 도의회 선거에서의 패배가 총선패배로 이어지며 정권이 교체된 경험이 있어 당내 반발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베총리는 연내 자민당에 헌법개정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번 선거 참패로 당내에서 신중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아베총리 주변에서도 개헌 전략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신문은 예상했다.

이같이 이번 선거 참패로 아베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에 과반수를 훨씬 넘는 의석을 차지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앞으로 행보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고이케지사는 자민당 출신이지만 지난해 7월 보궐선거 때 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며 이후 도정에 대한 도쿄도민들의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이번 선거에서 도민 퍼스트회를 독자세력화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를 통해 고이케지사가 유력한 차기 여성 총리후보로 부상했다는 평가마저 나오는 등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도민 퍼스트회가 지역정당인데다 고이케지사가 전국적인 지지율은 높지 않다는 점등을 들어 아베총리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지만, 이번 선거결과를 볼 때 아베총리와 자민당에 대한 민심이반과 함께 다른 주요 야당들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되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고이케지사의 몸값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랑스선거에서 무명의 후보인 마크롱대통령이 대통령선거와 총선에서 압승을 했듯이 코이케도지사가 일본국민들의 마음을 읽는데 성공한다면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결과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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