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된 '아버지가 이상해'에서는 오복녀(송옥숙 분)가 자궁 적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 그려졌다. 남편 차규택(강석우 분)으로부터 졸혼을 요구받은 복녀는 그동안 가짜 깁스를 하거나, 아무 이상이 없는데 응급실에 가는 소동을 벌여왔다.
그래서 아들 차정환(류수영 분)과 변혜영(이유리 분) 등 가족들은 복녀가 규택의 마음을 돌리고자 다시 한 번 꾀병을 부리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진단 결과, 복녀는 자궁 근종이 너무 커져서 들어내는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때 복녀는 "내가 빈궁마마가 되다니. 이제 나 여자로서 끝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더구나 자궁 적출 수술을 앞두고 충격에 빠져 있는 복녀에게 남편 규택은 "암이 아닌 게 어디냐"며 자궁을 떼어내면 "몸무게는 좀 줄겠구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난 좀 떨지 마라. 나도 맹장 뗐다. 애 낳을 것도 아닌데"라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이 복녀와 규택의 대사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자궁 적출 수술을 받은 여성을 비하하는 속어인 '빈궁마마'라는 단어를 썼기 때문이다. 또한 자궁이 사라지는 것을 여성으로서의 사형선고인 것처럼 표현한 것, 단순 비교할 수 없는 맹장과 자궁을 동일시하면서 함부로 말하는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시청자 김모 씨는 "자궁은 여성에게 있어서 여성성의 상징이기도 하며 여성호르몬 분비와 관련해 중요한 기관입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을 질병으로 잃게 생긴 환자가 하필이면 빈궁마마라는 자궁이 없는 여성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의미의 단어를 거론하게 만들다니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자궁경부암에 걸리는 것은 비단 여성만의 잘못이 아니라 잘못된 성의식을 가진 남성들의 책임도 있는 질병입니다. 그런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여성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빈궁마마라는 단어를 굳이 지상파 가족시간대의 방송에서 노출하여 몰랐던 사람도 알게 하고 환자들을 고통받게 하는 것은 엄연한 폭력이 아닙니까? 이런 드라마를 방송하고도 당신들이 공영방송이라 말할 수 있습니까? 수신료를 받아서 방송을 제작함에 있어 부끄럽지도 않습니까?"라고 강력 비판했다.
시청자 박모 씨는 "다른 장기적출은 비하단어 쓰지도 않으면서 왜 포궁적출에 비하단어를 쓰는 건가요. 이게 문제가 될거라는건 생각 못하셨나요?"라며 "여자는 포궁적출하면 그대로 끝난 인생인가요? 제가 여기서 이런 게시물을 2017년에 적어야 하는 게 어이가 없네요"라고 꼬집었다.
시청자 고모 씨 역시 "주말 드라마라면 주 시청 연령층이 중년 여성분들이실텐데 어떻게 빈궁마마라는 단어를 내보낼 생각을 하셨는지 모르겠네요"라며 "여성은 아이 낳는 기계고, 달마다 월경하는 기계입니까? 이미 폐경이 오셨거나 자궁을 드러내신 분들께 커다란 상처가 될거란 생각은 전혀 못해 보신 건가요? 정식으로 사과하셔야 할 것 같네요"라고 전했다.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는 평생을 가족밖에 모르고 살아온 성실한 아버지 한수와 든든한 아내 영실, 개성만점 4남매 집안에 어느날 안하무인 아이돌 출신 배우가 얹혀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자식 세대의 결혼인턴제, 부모 세대의 졸혼 등 현실적인 주제를 다뤄 30% 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