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영 "한미 FTA 재협상에 떨지마…미국의 엄살일 뿐"

- "한미 정상회담, 성공적"
- 한미FTA 재협상, 요구 시 응해야
- 美 철강·자동차 손해? "FTA와 무관"
- 농업·서비스 적자…美에 요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해영(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김현정> 한미 정상회담. 북핵 문제나 한미동맹에 있어서는 외교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문 대통령 스스로도 기대밖의 성과를 거뒀다, 이런 말을 했죠. 그런데요, 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이 대뜸 한미 FTA 재협상 얘기를 언론에 대고 했습니다. "그동안 한미 FTA는 미국에 불리한 협정이었다. 나는 이 협정이 앞으로 양국에게 좋은 쪽으로 많이 바뀌리라 생각한다." 이 말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우리 미국이 불리하니까 재협상해서 뜯어고치자, 이런 얘기가 되는 거죠. 우리 측에서는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은 전혀 아니다, 합의된 거 없다, 이런 입장을 내놓긴 했습니다만. 트럼프가 왜 이런 말을 했을지. 또 정말로 재협상을 요구해 올 경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생각을 좀 해 봐야 되겠습니다.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 연결을 해 보죠. 이해영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해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이번 방미 성과 한마디로 총평을 해 주신다면요.

◆ 이해영> 글쎄요, 짧은 준비기간에 비해서 대통령을 모시고 있는 여러 분들이 참 많은 수고를 하셨다,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의외로 동맹국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불안들을 불식시킨 부분이 있죠. 아주 좋게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회담이 아니었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게 잘 마쳐놓고 뒤돌아서자마자 트럼프가 "한미 FTA는 불합리했다. 앞으로 바뀔 거다" 이렇게 말하는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 이해영> 일단 트럼프 특유의 실리외교. 사람을 불러놓고 대접은 하면서 뒤로는 실리를 챙기려고 하는 그런 외교의 행태들이 전형적으로 드러난 회담이기도 한 거죠.

◇ 김현정> 겉으로는 허허실실, 화기애애, 대접 잘해 놓고 뒤돌아서면서는 실리를 챙기기 위해서. 우리 쪽으로 볼 때는 조금 서운할 수 있는 태도거든요, 이런 태도는.

◆ 이해영> 그런데 흔히 국제관계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 어떤 계획들을 차근차근 이렇게 실행해 가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어제 그 한미정상회담 뒤에 트럼프가 한 말을 보면 한미FTA 재협상을 요구하겠다. 또 확실히 요구할 거라는 시그널을 우리가 받았습니다. 진짜로 요구해 올 경우 우리가 거부할 수는 있습니까?

◆ 이해영> 그거는 거부하는 문제가 될 수 없는 게요. 일단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어느 한 쪽이 불만이 있을 경우에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거죠. 그런 경우에 상대방 쪽은 여기에 응해야 됩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이 재협상을 하자고 할 때 우리가 못하겠다, 그런 건 성립이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우리 측이든 미국 측이든 어느 쪽이든 원하면 반드시 해 줘야 되는 거예요, 재협상을?

◆ 이해영> 그렇죠. 협의를 요청할 경우 협의에 응해야 하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만약 협의를 하다가 합의가 안 되면, 양측이 합의가 안 되면 그때는 기존대로 가는 거고요?

◆ 이해영> 합의가 안 되는 경우 계속 가야 되는 거죠, 협상을 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이미 규정에 쓰여있군요.

◆ 이해영> 그러니까 이런 걸 재협상을 한다면 이건 우리가 재협상을 하고 안 하고 하는 문제는 이미 아닌 거죠. 그쪽에서 협의를 요구를 하면 우리는 협의에 응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거군요. 그런데 교수님, 진짜로 미국의 주장처럼 이 FTA 조약이 미국에게 불리하고 우리나라에 유리하고. 이런 상황이 맞기는 맞습니까?

◆ 이해영> 그건 매우 억지스러운 이야기고요. 사실은 한미FTA 협정문이라고 하는 게 미국의 요구가 주로 관철이 된 거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진행했다. (사진=NBC 영상 캡쳐)
◇ 김현정> 그렇게 그때 우리가 FTA 막 진행할 때는 우리가 불리할 거다 이런 얘기를 정말 많이 해서 반대도 많이 했었거든요.

◆ 이해영>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와서 트럼프가 우리가 손해다, 우리가 불리하다 하니까 이게 어리둥절한 국민들이 많으세요.

◆ 이해영> 그러니까 협상가 특유의 접근방법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그게 우리가 말릴 이유는 없는 거죠. 그러니까 일종의 협의를 요청을 하면 우리는 협의에 응하고 협상을 하면 되는 거죠. 그걸 우리가 재협상이라고 하면 무서워하고 두려워서 안 하려고 하는 이런 모습 자꾸 보이는데 그럴 이유가 없는 거죠.

◇ 김현정> 아니, 미국에서는 철강이라든지 자동차 부문에서 진짜로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가 굉장히 적자보고 있다 얘기하고 있기는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지는 않습니까?

◆ 이해영> 철강은 한미 FTA하고 100% 무관합니다. 왜냐하면 철강이라고 하는 이 제품에 대해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건 FTA 이전에 1994년 WTO가 출범할 때 이미 주요한 국가들끼리 합의한 사항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FTA하고 100% 무관하죠.

◇ 김현정> 무관한 거 가지고 지금 얘기하는 거고 자동차는요?

◆ 이해영> 자동차도 관세가 없어진 게 올해부터입니다. 그러니까 지난 5년 동안에 자동차 한미 FTA하고 100% 무관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걸 FTA 때문에 자동차가 수출이 늘고 줄고 하는 얘기는 아예 성립이 안 되는 이야기죠.

◇ 김현정> 그렇군요. 크게 미국이 불리한 것도 아닌데 어쨌든 더 이득을 보고 싶다라고 해서 우리에게 재협상을 요구합니다.

◆ 이해영> 그렇죠. 엄살을 떨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엄살을 떨고. 이 엄살을 우리는 받아줘야 되는 상황이 됐는데 그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현명한 대처가 되겠습니까?

◆ 이해영> 일단 협상테이블이 만들어지면 거기에서 이제 우리가 우리 할 말을 하면 되는 거죠. 예를 들어서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철강이나 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이게 한미FTA와 관계 없다고 하는 것인지 다 알고 있는 이야기거든요.

◇ 김현정> 전문가들은 다 아는 얘기?

◆ 이해영> 네. 그런데 이것을 미 대통령이 저렇게 얘기하니까 우리가 마치 이게 큰일 난 것처럼 보고 있는데 그럴 이유는 없다는 거죠.

◇ 김현정> 조목조목 아니라는 이유를 대고. 그리고요? 그렇게 하면 미국이 선뜻 받아들일까요, 그걸?

◆ 이해영> 아니요. 이건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일단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지금 만일 철강 쪽으로 나온다면 이거는 EU와 미국과 일본과 그다음에 우리와 관련된 모든 WTO 관련 규정들을 다 뜯어고쳐야 돼요. 이건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 김현정> 쉬운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말이죠. 계속 미국에서 이렇게 억지로 엄살을 피우면 우리도 이거 개선해 달라. 우리도 이거 손해다라면서 역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사진=청와대 제공)
◆ 이해영> 많습니다.

◇ 김현정> 많아요?

◆ 이해영> 우선 ISDS 라고 계속 문제가 되고 있었던, 과거에. 이걸 지금 손을 봐야 돼요.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 그러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선 손을 봐야 되고요. 그다음에 농업 관련해서 우리는 어마어마한 적자가 지금 발생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제일 우려했던 것.

◆ 이해영> 그 다음에 서비스무역도 우리는 계속 적자예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이해영> 그리고 그다음에 의약품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계속 적자예요.

◇ 김현정> 그래요.

◆ 이해영> 우리가 만성적으로 적자를 하고 있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국에 요구를 해야 되는 것이고 그럴 경우에 미국 쪽도 사실 이건 팩트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우리가 설득하고 주장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좋은 부분 지금 지적해 주셨습니다. 만일 트럼프가 적극적으로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해 올 경우에는 오히려 우리는 우리 요구하면 된다, 당당하게. 그리고 합의가 안 이루어지면 이건 기존 조약대로 가게 되어 있는 거다, 원래. 겁낼 필요 없다. 당당하게 임해라. 이런 말씀 이해영 교수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교수님, FTA 문제 제외하면 다른 부분에서는 아까 지금 성공적인 회담이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어떻게, 어떻게 보세요, 다른 분야에 대해서.

◆ 이해영> 우선 제일 문제가 되는 게 지금 국민들 관심사인 사드 문제입니다.

◇ 김현정> 사드.

◆ 이해영> 사드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예를 들어서 지금 한미관계를 고려해가지고 사드 부문에서 사실은 이거를 우리가 양보한 측면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사드의 배치에 대해서 확실하게 이번에 얘기를 해 주고 왔거든요. 우리가 철수하는 일 없다, 철회하는 일 없다라고.

◆ 이해영> 그런데 이제 막상 성주에 있는 주민 여러분들하고 그다음에 상당수의 우리 국민들이 보기에는 사드를 이렇게 우리가 그냥 양보해 줄 수 있는 문제냐. 특히 한중관계를 고려할 때 이 문제는 절대 만만치 않는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예를 들어서 사드를 양보하면 중국이 우리한테 문제를 제기하는 그런 국면인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번에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하기 위해서 사실은 사드에 대해서 의심하지 말아라. 우리 이거 철회하는 일 없을 거다, 되돌려보내는 일 없을 거다라고 약속을 하고 왔어요. 그 덕분에 한미동맹은 굳건해졌지만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좀 우려가 된다 이 말씀이신 거군요.

◆ 이해영> 그렇죠. 우리가 흔히 많은 전문가들이 그다음 미국에 있는 전문가들도 이야기하듯이 사드라고 하는 게 북 미사일, 북한의 미사일 때문에 설치하는 게 아니라고 하는 그런 의견들이 상당히 있어요. 중국도 주장하고 있는 것이고.

◇ 김현정> 주장하죠.

◆ 이해영> 그럴 경우에 앞으로 그렇다면 미국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사드를 양보했다면 중국이 이제 그 부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할 거고요,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또 새로운 국민들 합의를 만들어내야 되는 아주 큰 과제를 문재인 정부가 안게 되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전반적으로 한미동맹에 대해서 성과가 있었고 또 대북 주도권 잡은 것에 대해서 성과가 있지만 FTA 이제 어떻게 풀 것인가 이 과제와 사드 문제, 중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우리가 대처해야 되는가 설득해야 되는가. 이 과제를 남겼다 이렇게 평가, 정리하면 되겠네요, 교수님?

◆ 이해영> 네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해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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