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복서의 반란…제프 혼, 파퀴아오 꺾고 새 챔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다.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9)가 호주 무명 복서 제프 혼(29)에게 패했다.

파퀴아오는 2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도전자 혼에게 3-0(113-115, 113-115, 111-117) 심판 만장일치 판정패했다.

이날 패배로 파퀴아오는 통산전적 59승(38KO) 2무 7패가 됐다. 반면 새 챔피언에 등극한 혼은 18승(11KO) 1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전적과 명성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파퀴아오의 일방적인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혼은 예상 외로 강했다.


혼은 경기 초반부터 힘을 앞세워 파퀴아오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묵직한 주먹에 클린치를 섞어주는 혼의 더티복싱에 파퀴아오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전 라운드까지 수세에 몰렸던 파퀴아오는 5라운드 중반 무렵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적중시키며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6라운드와 7라운드에 잇단 헤드 버팅으로 양쪽 눈가에 출혈이 일어나면서 악전고투했다.

9라운드. 기적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파퀴아오는 혼이 지친 기색을 드러내자 소나기 펀치를 퍼부었다. 혼은 가드를 내린 채 그대로 맞기만 했다. 다리가 풀리고 얼굴 부위에 출혈이 발생했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파퀴아오의 모습에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파퀴아오는 경기 초반 뒤진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혼은 몸으로 밀어붙이면서 파퀴아오를 막아냈다.

양 선수는 12라운드 공이 울리기 직전까지 난타전을 벌였다. 승패는 갈렸지만 양쪽 머리에서 피가 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한 파퀴아오도, 자신만의 복싱 스타일로 챔피언을 꺾은 혼도 모두 박수 받을 만한 명경기였다.

혼과 파퀴아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재대결이 성사되면 얼마든지 싸울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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