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30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 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제태권도연맹(ITF)과 2018년 평창올림픽 때 WTF와 공동 시범단을 꾸리자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단체의 올림픽 공동 시범단은 사상 처음이다.
이어 조 총재는 "일단 구두 합의"라면서 "서명 합의는 오는 9월 18일쯤 북한 평양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WTF는 무주에서 열린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에 ITF가 시범단을 파견한 데 대해 오는 9월 16~20일 ITF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평양에 시범단으로 답방할 예정이다.
선결해야 할 부분은 있다. 조 총재는 "먼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허가를 얻어야 하고 IOC와도 협의해야 한다"면서 "그게 이뤄지면 두 단체가 합동 시범을 보일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 시범단 가능성은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대회 개막식에서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며 사실상 남북 단일팀을 제안한 바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이날 회견에서 "남북 대화와 화해는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 총재는 "남북 태권도가 아니라 국제 기구의 교류라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다"면서 "태권도는 하나로 시작됐고, WTF의 모토도 '원(One) 태권도 원 월드'가 모토로 포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권도가 긴장된 한반도 정세와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단초를 제공한다면 대단히 기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WTF는 ITF에 문호를 개방할 계획이다. 조 총재는 "내년 그랜드슬램 프로 태권도 챔피언십을 열 예정"이라면서 "ITF 소속 선수들도 WTF 규정을 따르면 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도쿄패럴림픽 때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라면서 "프리 스타일 품새 종목도 참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