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주최 환영 만찬에 참석해 "한미 양국이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음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희망을 가진다"며 "만일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위대한 성과를 만든 것이고,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연일 긴장 수위를 높이는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한미가 공동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한국 역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가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때 남북관계도 훨씬 평화로웠고 미국과 북한관계도 훨씬 긴장관계가 완화됐다"고 말힌 바 있다.("Korea should now play a larger and more leading role in this process. During the periods when South Korea played a more active role, the inter-Korean relationship was more peaceful and there was less tension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North Korea")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북핵 방치 전략'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강한 압박과 제재를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올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동의를 표하면서도 "한미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미국 주도의 일방적인 대북 접근방식에 일정 정도 제동을 건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도 "북한이 핵동결 조치를 취하면 한미가 무엇을 줄 수 있는 지 논의해야 한다"며 강한 압박과 동시에 보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평화체제 구축이 최종 목표라는 두 나라 정상간 공동 인식을 환기시키고 미국의 대북정책에 동의를 표하면서도 대북 압박도 대화를 위한 압박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만찬 자리에서는 북핵 문제는 물론 한미FTA와 한반도 사드배치 등의 민감한 현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만찬장에서 오갔던 얘기들을 다 공개할 수 없다"며 "여러분이 예상했던 다양한 주제들이 다 논의됐다고 생각하지면 된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