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07' 김국영 "한국인 체형은 9초대 불가? 자신있다"

- 10초 07 기록 스스로도 놀라
- 세계 랭킹 65위 → 30위 껑충
- "내가 빨라지면 대한민국 빨라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국영(육상 국가대표 선수)

육상 100m의 세계신기록은 9초 58. 우사인 볼트고 가지고 있는 9초 58입니다. 사실 9초대로의 진입은 이른바 꿈의 기록이죠. 그런데 우리나라의 김국영 선수가 바로 그 직전. 문 앞까지 들어섰습니다. 지난 27일 10초 07. 그러니까 0.1초도 아니고 0.07초만 단축했으면 9초대로 진입할 뻔한 엄청난 기록을 세운 겁니다. 우리나라 신기록을 세운 김국영 선수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김국영 선수, 안녕하세요?

◆ 김국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김국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어떻게 뛰기 전부터 감이 좀 왔어요?

◆ 김국영> 제가 사실 10초 07까지는 기대는 안 했는데요. 그런데 생각한 것보다 기록이 훨씬 더 잘 나와서 조금 저도 놀랐던 게 사실이에요.



◇ 김현정> 아니, 사실은 그 날 27일에 기자들이 많이 몰렸어요. 혹시나 오늘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 많이 몰렸기 때문에 저는 더 부담스러워서 몸이 좀 무겁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는데 그 응원의 기가 김국영 선수한테 모아졌던 거네요?

◆ 김국영> 부담이 솔직히 됐던 건 사실인데 그럴수록 더 잘 되자고 속으로 계속 다짐을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더 잘 뛰자고, 소울. 속으로.

◆ 김국영> 만들어진 거잖아요, 분위기가요. 그래서 기대에 부응하고자 집중을 해서 경기에 임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진짜 스타네요, 타고난 스타. 오히려 응원하고 사람들이 쳐다봐주고 분위기가 만들어지니까 더 잘 뛰게 되는.

◆ 김국영> 더 잘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 김현정> 참 잘 했습니다. 정말 자랑스럽고 그 결승전을 딱 통과하는 순간 전광판 봤죠?

◆ 김국영> 네.

◇ 김현정> 10초 07. 믿을 수 없는 숫자 10초 07을 보는 순간 누구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까?

◆ 김국영> 감독님 얼굴이 제일...

◇ 김현정> 감독님. 엄마 얼굴 아니고. (웃음)

◆ 김국영> (웃음) 감독님이 옆에서 저를 살펴주시는 게 크다 보니까 사실 제가 단거리 선수다 보니까 크고 작은 잔부상에 시달리잖아요. 그럴 때면 사실 저보다 더 아파하시고 조금 더 스트레스 받아하시고 좀 그러셨거든요. 그래서 조금 더 이제는 두 다리 뻗고 주무시지 않을까.

◇ 김현정> 감독님 얼굴이... 감독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 김국영> 심재용 감독님입니다.

◇ 김현정> 심재용 감독님한테 한 말씀 하세요.

◆ 김국영> 비록 저번 U대회에서 기록을 깨고 난 이후에 이번 기록 깰 때까지 잠 한숨 못 주무셨다 그랬는데 이제는 두 다리 뻗고 주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감독님? 그런데 또 기록을 깨자마자 그날 저녁에 바로 저한테 9초대를 바라보고 가야 된다고 바로 말씀을 하셨어요. 아니, 오늘 기록 깼는데 당장 9초대 깨라고. (웃음)

◇ 김현정> (웃음) 감독님 너무하시네요. 하루는 좀 지나고 재촉하시지. 기록 깬 그날 ‘이제 9초대 가야지, 국영아.’

◆ 김국영> 저녁에 당장 저녁에 부르셔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다 왔으니까 이제 더 노력해서 9초대 들어가야 되지 않겠냐.’ 감독님은 두 다리 뻗고 언제 주무시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말씀 듣고 보니까 이런 분이 옆에 계시니까. 그렇죠. 나태해지지 않고 계속 꿈을 향해서 질주할 수 있는 거네요, 김국영 선수가.

◆ 김국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사실 김국영 선수는요, 여러분.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해서 전진해 오던 선수였습니다. 2010년에 10초 31, 10초 23, 2015년에 10초 16, 10초 13. 계속해서. 계속해서 전진. 사실은 이제 아니, 0.24초 정도 단축한 게 이게 뭐 대단한 거야 하실지 모르겠지만 육상 100m에서는 어마어마한 거라면서요.

(사진 = 대한육상연맹 제공)
◆ 김국영> 네, 제가 이틀 전에 10초 13이라는 신기록을 깼을 때 세계랭킹 65위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10초 07을 깨면서 100분의 6초가 빨라진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김국영> 그 100분의 6초에 세계랭킹 30등이 올라갔어요. 그만큼 0.01초 기록을 단축하기가 정말 힘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게 힘든 겁니다.

◆ 김국영> 더더욱 9초대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기록 0.01초에 정말 수많은 선수들이 랭킹이 왔다 갔다 하니까요. 그만큼 단축이 어려운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지금 조사를 해 보니까 동양인 가운데는 9초대 진입한 사람이 1명, 중국인 선수 1명. 9초 99라면서요.

◆ 김국영> 네.

◇ 김현정> 아니, 중국 인구가 13억인데 13억 인구 중에도 역사상 딱 한 명 있었던 거예요?

◆ 김국영> 네, 지금까지 딱 1명.

◇ 김현정> 그렇게 어려운 겁니다, 여러분. 그런데 이제 이런 얘기를 제가 들었어요. 솔직히 한국에서 9초대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한국인 체형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한계 때문에 한국인, 동양인들은 어렵다. 그나마 중국은 워낙 인구가 많기 때문에 그중에 좀 돌연변이 같은 체형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지. 한국인은 어렵다 이런 얘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국영> 사실 제가 좀 ‘무모한 도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거든요. 저 스스로는 계속 할 수 있다고 계속 믿고 지금까지 도전을 하면서 이제는 조금 시선이 달라지지 않았나. 이제 조금 더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지금부터는 정말 100분의 1, 2초 당기기가 힘들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요, 제가.

◇ 김현정> 이런 얘기 들었을 때 ‘무모한 도전이다. 해 보나마나야’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사실은 좀 인간이니까 좌절할 수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속으로 다짐하는 어떤 좌우명 같은 게 있다면서요?

◆ 김국영> 제가 직접 생각한 건 아니고 누군가 저한테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네가 빨라지면 대한민국이 빨라진다는 말이 있지 않냐’ 그러면서 그때부터 그 좌우명을 계속 새기고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내가 빨라지면 대한민국이 빨라지는 거다. 그렇죠. 왜냐하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니까. 그러면서 다시 일으키고 다시 일으키고. 이제 9초대. 부담드리는 건 아니고요. 자신 있으십니까?

◆ 김국영> 네, 자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굉장히 자신 있게 진짜 답하셨어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 김국영> 그럼요. 제가 말씀을 드리고 더 노력을 하면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연구하고 더 생각해서 9초대 진입 꼭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저는 지금 약간 인터뷰를 하면서 박지성 선수 인터뷰할 때 하고 느낌이 좀 비슷해요. 무슨 얘기인고 하니 역시 세계 최고의 선수들한테 느껴지는 어떤 에너지가 굉장히 비슷하다는 느낌인데 잘해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 우리 이 자리에서 꼭 한 번. 그때는 스튜디오로 좀 나와 주세요.

◆ 김국영> 네, 알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약속하셨습니다. (웃음)

◆ 김국영>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생각만 해도 설레네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국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10초 07이라는 100m 한국 신기록을 세운 육상의 김국영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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