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랭킹 65위 → 30위 껑충
- "내가 빨라지면 대한민국 빨라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국영(육상 국가대표 선수)
◆ 김국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김국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어떻게 뛰기 전부터 감이 좀 왔어요?
◆ 김국영> 제가 사실 10초 07까지는 기대는 안 했는데요. 그런데 생각한 것보다 기록이 훨씬 더 잘 나와서 조금 저도 놀랐던 게 사실이에요.
◇ 김현정> 아니, 사실은 그 날 27일에 기자들이 많이 몰렸어요. 혹시나 오늘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 많이 몰렸기 때문에 저는 더 부담스러워서 몸이 좀 무겁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는데 그 응원의 기가 김국영 선수한테 모아졌던 거네요?
◆ 김국영> 부담이 솔직히 됐던 건 사실인데 그럴수록 더 잘 되자고 속으로 계속 다짐을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더 잘 뛰자고, 소울. 속으로.
◆ 김국영> 만들어진 거잖아요, 분위기가요. 그래서 기대에 부응하고자 집중을 해서 경기에 임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진짜 스타네요, 타고난 스타. 오히려 응원하고 사람들이 쳐다봐주고 분위기가 만들어지니까 더 잘 뛰게 되는.
◆ 김국영> 더 잘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 김현정> 참 잘 했습니다. 정말 자랑스럽고 그 결승전을 딱 통과하는 순간 전광판 봤죠?
◆ 김국영> 네.
◇ 김현정> 10초 07. 믿을 수 없는 숫자 10초 07을 보는 순간 누구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까?
◆ 김국영> 감독님 얼굴이 제일...
◇ 김현정> 감독님. 엄마 얼굴 아니고. (웃음)
◆ 김국영> (웃음) 감독님이 옆에서 저를 살펴주시는 게 크다 보니까 사실 제가 단거리 선수다 보니까 크고 작은 잔부상에 시달리잖아요. 그럴 때면 사실 저보다 더 아파하시고 조금 더 스트레스 받아하시고 좀 그러셨거든요. 그래서 조금 더 이제는 두 다리 뻗고 주무시지 않을까.
◇ 김현정> 감독님 얼굴이... 감독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 김국영> 심재용 감독님입니다.
◇ 김현정> 심재용 감독님한테 한 말씀 하세요.
◆ 김국영> 비록 저번 U대회에서 기록을 깨고 난 이후에 이번 기록 깰 때까지 잠 한숨 못 주무셨다 그랬는데 이제는 두 다리 뻗고 주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감독님? 그런데 또 기록을 깨자마자 그날 저녁에 바로 저한테 9초대를 바라보고 가야 된다고 바로 말씀을 하셨어요. 아니, 오늘 기록 깼는데 당장 9초대 깨라고. (웃음)
◇ 김현정> (웃음) 감독님 너무하시네요. 하루는 좀 지나고 재촉하시지. 기록 깬 그날 ‘이제 9초대 가야지, 국영아.’
◆ 김국영> 저녁에 당장 저녁에 부르셔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다 왔으니까 이제 더 노력해서 9초대 들어가야 되지 않겠냐.’ 감독님은 두 다리 뻗고 언제 주무시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말씀 듣고 보니까 이런 분이 옆에 계시니까. 그렇죠. 나태해지지 않고 계속 꿈을 향해서 질주할 수 있는 거네요, 김국영 선수가.
◆ 김국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사실 김국영 선수는요, 여러분.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해서 전진해 오던 선수였습니다. 2010년에 10초 31, 10초 23, 2015년에 10초 16, 10초 13. 계속해서. 계속해서 전진. 사실은 이제 아니, 0.24초 정도 단축한 게 이게 뭐 대단한 거야 하실지 모르겠지만 육상 100m에서는 어마어마한 거라면서요.
◇ 김현정> 그렇죠.
◆ 김국영> 그 100분의 6초에 세계랭킹 30등이 올라갔어요. 그만큼 0.01초 기록을 단축하기가 정말 힘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게 힘든 겁니다.
◆ 김국영> 더더욱 9초대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기록 0.01초에 정말 수많은 선수들이 랭킹이 왔다 갔다 하니까요. 그만큼 단축이 어려운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지금 조사를 해 보니까 동양인 가운데는 9초대 진입한 사람이 1명, 중국인 선수 1명. 9초 99라면서요.
◆ 김국영> 네.
◇ 김현정> 아니, 중국 인구가 13억인데 13억 인구 중에도 역사상 딱 한 명 있었던 거예요?
◆ 김국영> 네, 지금까지 딱 1명.
◇ 김현정> 그렇게 어려운 겁니다, 여러분. 그런데 이제 이런 얘기를 제가 들었어요. 솔직히 한국에서 9초대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한국인 체형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한계 때문에 한국인, 동양인들은 어렵다. 그나마 중국은 워낙 인구가 많기 때문에 그중에 좀 돌연변이 같은 체형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지. 한국인은 어렵다 이런 얘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국영> 사실 제가 좀 ‘무모한 도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거든요. 저 스스로는 계속 할 수 있다고 계속 믿고 지금까지 도전을 하면서 이제는 조금 시선이 달라지지 않았나. 이제 조금 더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지금부터는 정말 100분의 1, 2초 당기기가 힘들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요, 제가.
◇ 김현정> 이런 얘기 들었을 때 ‘무모한 도전이다. 해 보나마나야’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사실은 좀 인간이니까 좌절할 수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속으로 다짐하는 어떤 좌우명 같은 게 있다면서요?
◆ 김국영> 제가 직접 생각한 건 아니고 누군가 저한테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네가 빨라지면 대한민국이 빨라진다는 말이 있지 않냐’ 그러면서 그때부터 그 좌우명을 계속 새기고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내가 빨라지면 대한민국이 빨라지는 거다. 그렇죠. 왜냐하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니까. 그러면서 다시 일으키고 다시 일으키고. 이제 9초대. 부담드리는 건 아니고요. 자신 있으십니까?
◆ 김국영> 네, 자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굉장히 자신 있게 진짜 답하셨어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 김국영> 그럼요. 제가 말씀을 드리고 더 노력을 하면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연구하고 더 생각해서 9초대 진입 꼭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저는 지금 약간 인터뷰를 하면서 박지성 선수 인터뷰할 때 하고 느낌이 좀 비슷해요. 무슨 얘기인고 하니 역시 세계 최고의 선수들한테 느껴지는 어떤 에너지가 굉장히 비슷하다는 느낌인데 잘해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 우리 이 자리에서 꼭 한 번. 그때는 스튜디오로 좀 나와 주세요.
◆ 김국영> 네, 알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약속하셨습니다. (웃음)
◆ 김국영>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생각만 해도 설레네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국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10초 07이라는 100m 한국 신기록을 세운 육상의 김국영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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